청약시장 부진 경기 미분양 적체
부천원종 아이원시티, 1억대 할인
과천 오피스텔은 '전체 옵션무상'
청약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경기도내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적체되자(3월8일자 9면 보도=줄어드나 했더니… 주인없는 새 아파트 다시 쌓인다) 건설업계에서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무상 옵션, 할인 분양 등 고육지책을 내놓고 있다.
12일 부동산 업계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도원종합건설이 공급하는 '부천 원종 아이원시티'는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양일간 무순위 청약에 돌입했다. 해당 단지는 부천 원종동에 최고 13층, 2개동, 132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아파트다. 지난 2022년 3월에 첫 입주자 모집 공고를 냈지만 2년 가까이 잔여세대 입주자를 찾지 못했다.
이에 최근까지도 소위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을 수 차례 진행해왔는데, 이번엔 분양가 할인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무순위 청약 입주자 모집 공고문을 보면 임의공급 4차 물량은 총 12가구였다. 70A 4가구, 74D 2가구, 74E 2가구, 76G 2가구, 84H 2가구를 공급했는데 최초 공급가 대비 적게는 9천300만원, 많게는 1억2천200만원 가격이 할인됐다. 일례로 전용 84H 주택형 최초 공급가는 6억6천600만원인데, 이번 공급가는 5억5천400만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무려 1억2천200만원이 할인된 셈이다.
1억원 이상 파격 할인은 '흥행'으로 이어졌다. 총 12가구 모집에 97명이 지원했다. 가장 경쟁률이 치열했던 타입은 84H로 2가구 모집에 41명이 접수, 20.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오피스텔 시장 또한 침체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준강남'으로 꼽히는 과천에서조차 혜택을 내걸고 미분양 물량에 대한 계약자를 찾는 중이다. 과천지식정보타운에 조성된 '힐스테이트 과천 디센트로'의 경우 계약금 1천만원 정액제,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을 내걸었다. 오피스텔 유상 옵션도 전체 무상으로 제공한다.
이처럼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건설업계가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이지만 기존 수분양자들의 볼멘소리는 커지는 실정이다. 아파트 실거래가앱 '호갱노노' 커뮤니티에선 "먼저 들어온 사람만 바보가 됐다" "기존에 들어온 사람은 (미분양 물량 분양가 할인하면) 차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 거냐" "여기는 계약할 때마다 호구되는 단지"라는 날선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지난 5일 2차 무순위 청약 일정에 돌입한 '매교역 팰루시드'는 계약조건안심보장제를 시행했다. 가격 할인 등 분양 조건이 변경될 경우 기존 계약자도 같은 조건을 적용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다. 분양 침체기 속 할인 분양 등으로 기존 수분양자가 반발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취지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