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파업' 군의관 등 158명 파견
경기도 보건지소 '돌려막기' 운영
"대학병원 경험 전무" 실효 지적도

 

전공의 파업관련 대학병원 스케치 (17)
전공의 집단행동이 장기화 되는 가운데 12일 오전 경기도내 한 대학병원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3.12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의료계 집단행동에 따른 의료 공백이 장기화함에 따라 정부가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공중보건의사(공보의)와 군의관을 현장으로 보냈지만, 경기도 내 의료취약지역에서 일하던 이들은 보건·의료 공백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11일 20개 의료기관에 파견된 공보의 및 군의관은 이날까지 근무에 필요한 교육을 받은 후 13일부터 근무를 시작한다. 총 158명의 파견 인원 중 138명이 공보의고, 이 중 12명이 경기지역에서 근무한다.

도내 공보의들은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파견이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면서도 지역의료의 환경 악화로 의료취약지 주민들이 피해를 입는 게 아니냐고 우려했다.

경기 동부지역에서 일하는 공보의 A씨는 "3차 병원의 중증환자들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에 공보의를 파견하는 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공보의가 근무하는 곳은 대부분 의료취약지인데 우리를 차출하면 지역의 환자들은 의료 서비스를 받기 더 힘들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 북부지역의 한 보건지소에서 근무하는 공보의 B씨도 "지금도 공보의가 부족해 2곳 이상의 보건지소를 맡아 요일별로 나눠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며 "파견인원이 많아지면 돌려막기로 보건지소를 운영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지역 주민들은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보의 파견의 실효성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공보의 대부분이 대학병원 경험이 없고, 수련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병원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업무에 익숙하지 않은 파견 공보의들의 의료행위를 보완할 수 있는 인력이 없는 점도 실효성 부족의 이유로 꼽혔다.

이에 경기도 관계자는 "현재까지 공보의 파견으로 인한 지역의료에 문제가 발견된 건 없다"며 "현재까지는 지역의료에 큰 영향이 없는 범위에서 공보의가 차출됐지만, 만약 차출이 계속될 시 중앙에 지역의료 공백에 대한 지침 등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