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이정미·김한별, 다음 기약
당내 셈법·개인 사유 등 복합 요인

타지역선 前 지자체장 출마자 주목
김은혜 분당을·송영길 전남 광주갑

인천지역 여야 4·10 총선 후보 대진표 확정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가운데 지난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인물은 한 명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다른 지역에서 시·도지사 후보로 나섰던 이들이 활발하게 총선 선거판에 뛰어든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지난 지방선거 때 인천시장 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전 인천시장, 당시 정의당(현 녹색정의당) 이정미 전 대표, 기본소득당(현 새진보연합) 김한별 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조직부장은 이번 총선에 도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인천시장 당선인인 국민의힘 유정복 시장을 제외하고 시장 후보 반열에 올랐던 3명 모두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셈이다.

후보들의 불출마 사유는 각기 다르다. 인적 쇄신, 진영 재정비 등 당내 셈법이나 개인적 사유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박남춘 전 시장의 경우 어느 선거구에 나올 것인가를 두고 지역 정계의 관심을 받았지만, 다음 선거를 기약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박남춘 전 시장은 민선 7기 시장과 남동구갑 재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중량감 있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인천에서 다져온 관록과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선두에서 민주당 인천 후보들에게 힘을 싣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박남춘 시장은 최근 공천이 확정된 허종식(동구미추홀구갑), 남영희(동구미추홀구을)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모습을 나타내면서 총선 지원 유세 일정을 시작했다.

박남춘 전 시장 측 관계자는 "이전 지역구였던 남동구를 중심으로 민주당 약세 지역에 출마하는 후보를 돕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며 "민주당 후보군 확정, 인천시당 총선 조직 구성과 함께 역할이 정해지면 지역 총선 승리를 위해 앞장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정미 전 대표는 건강상 문제로 사실상 총선 출마가 어렵게 됐다. 최근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상태로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게 녹색정의당 설명이다.

이정미 전 대표는 제20대 국회의원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지만, 인천을 연고로 활동하면서 탄탄한 지지 기반을 쌓았다는 평가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 때 연수구을 후보로 출마해 18.38%(2만3천231표)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민주당과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정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수술이 잘돼 회복 중이지만, 총선에 출마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당장은 중앙당 활동 등 총선과 관련한 일정 재개 시점을 가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한별 전 조직부장은 총선 출마를 고심하다가 대구 수성구을에 출마하는 같은 당 오준호 대표 유세를 돕기로 했다. 현재 오준호 대표 수행비서로 공약 발굴 등 여러 역할을 맡고 있다.

김한별 전 조직부장은 인천 정치권 활동 계획에 대해 "다음 지방선거 재도전을 준비할 것"이라며 "진보 계열인 새진보연합 후보가 '보수의 심장' 대구에 출마한다는 것은 의의가 큰 만큼 당 차원에서 정치적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천 정치권 관계자는 "이전에는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고 지지층이 두터운 시장 출신이나 시장 후보들이 총선에 출마해 정당 지지층 결집에 기여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공식이 깨졌다"고 말했다.

인천과 달리 다른 지역에서는 전직 도지사·시장으로 출마했던 이들이 경쟁력 있는 총선 후보로 나서 주목받고 있다. 경기도지사에 도전했던 김은혜(국·전 홍보수석) 후보는 경기 성남 분당구을 공천을 받았다. 부산에서는 변성완(민·전 부산시장 권한대행) 전 부산시장 후보가 부산 강서구에 출마하며, 서재헌(민·민주당 대구시당 청년위원장) 전 대구시장 후보는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로 나선다.

한편, 민주당 송영길 전 인천시장은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으로 구속 수감 중이나 자신이 창당한 신당 '소나무당' 소속 전남 광주갑 '옥중 출마'를 발표했다. 국민의힘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인천 계양구갑 출마를 희망했으나 공천을 받지 못했다.

정치권 최대 격전지인 인천 계양구을의 경우, 후보 경력상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간 대결로도 볼 수 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