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처음으로 제조업계에서 인천상공회의소 회장이 선출되면서 인천지역 중소 제조업계가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박주봉 대주·KC그룹 회장은 지난 12일 열린 인천상의 임시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제25대 회장에 추대됐다. 인천상의 회장 후보가 단독 출마할 경우 의원들의 이의가 없어야만 만장일치 추대가 가능한데, 이번 총회에서 모든 의원이 이견 없이 박 회장의 당선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의 만장일치 당선은 인천 경제계에서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988년 대주개발을 설립한 뒤 35년 만에 연 매출 1조5천억원(2022년 기준) 규모의 대주·KC 그룹으로 성장시킨 경영능력과, 중소기업 옴부즈만으로 5년 6개월간 활동하며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겪는 규제와 애로사항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박 회장은 인천 경제계를 이끌어갈 적임자라는 평가다.
인천상의 의원인 한 기업 관계자는 “차관급인 중소기업 옴부즈만을 역임하며 회사 경영을 살피기 쉽지 않은데, 5년 넘게 현장을 다니면서 기업들의 어려움을 개선하는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박 회장 당선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인천 제조업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인천상의가 지난해 공개한 ‘인천지역 경제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보면, 2020년 기준 전국 제조업 매출액 가운데 인천지역 제조업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4.4%였다. 1991년 8.7%, 2000년 6.2%보다 매출 규모가 하락했다.
인천 지역내총생산(GRDP)를 기준으로 해도 제조업 약화세가 뚜렷하다. 인천 GR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1991년 45.2%에서 2020년 26.1%로 19.2%p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국 GR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한 비율이 27.0%에서 27.1%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과 비교하면 인천 제조업의 입지가 매우 줄어든 상황이다.
인천의 한 반도체 부품 제조업계 관계자는 “세계 각국이 무역장벽을 세우고 있고, 공급망 리스크도 갈수록 커지는 만큼 제조업 경쟁력이 중요한 시기”라며 “박 신임 회장이 수도권 규제와 인력난 등 여러 어려움을 겪는 인천 제조업의 반등을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