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연·지연·혈연 엮으면… 기업 주식 가치 널뛴다
주식 리딩방·유튜브 등 정보 전파
작전주 표적 등 묻지마 투자 우려
여야 유력 정치인과 각종 인연으로 얽혔다며 투자를 유도하는 '정치테마주'가 총선을 힌달 여 앞두고 다시 활개치면서 금융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투자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SNS와 리딩방 등 주식 정보의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후보들의 정책, 공약과 무관한 학연·지연·혈연 등의 무분별한 엮어내기 테마주도 대폭 늘고 있는 상황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4·10 총선과 관련돼 이날까지 거론되는 정치테마주는 150개가 넘는다.
구체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 55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54개, 새로운미래 이낙연 당대표 26개, 개혁신당 이준석 당대표 9개 그리고 조국혁신당 조국 당대표 7개 등 업종과 규모를 불문한 각종 기업들이 테마주로 분류돼 금융감독원 등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 기업 대다수가 사업과 직접적 관련성이 없는 관계들로 테마주에 꼽히고 있다는 점이다.
이재명 대표의 경우 통신장비업체 CS는 기업 회장이 같은 대학 동문이고, 동신건설은 본사가 이 대표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 위치한다는 이유로 지난 20대 대선 때부터 대표 테마주로 불리고 있다. 한동훈 위원장도 회장이 같은 '청주 한씨'라는 이유로 태양금속이 대표 테마주로 거론되는데, 자본시장연구원이 20대 대선 당시 여야 후보 테마주 84개를 분석한 결과 70% 이상이 후보들의 공통 지인과 학연 등 기업가치와 관련 없는 종목이었다.
그러나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주식 리딩방과 유튜브, SNS 등을 통해 테마주 정보가 전파되면서 '묻지마식 투자'에 대한 피해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씨가 최대 주주인 와이더플래닛은 이정재 씨가 한 위원장과 식사자리를 나눴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 테마주로 분류돼 지난해 12월 한 달간 656% 급등했다가 다시 폭락했다. 회사의 전 감사가 조국 대표와 미국 버클리대학 로스쿨 동문이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묶인 화천기계도 '조국혁신당' 창당 소식에 주가가 10% 이상 올랐다.
특히 정치테마주 대부분은 '작전주'의 표적이 될 위험이 높다는 경고도 전문가를 중심으로 제기된다. 작전주는 특정 세력이 저가에 주식을 매입한 후 고가에서 대량으로 매도해 시세 차익을 취하는 불법 행위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이미 지난 16일부터 총선 때까지 정치테마주 집중 제보기간을 운영하고 불공정거래 관련 조사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정치테마주는 실제 주가가 급등하는 사례가 눈으로 보이다 보니, 투자에 참여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흔히 작전주 등과 비슷한 사례로 테마주 관련 소문과 가짜뉴스 등도 빠르게 퍼뜨리며 투자를 유도하는 케이스도 나타나는 상황"이라고 제언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