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땐 가능 행안부 해석 받아"
증거인정은 혼선… 지자체 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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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청 열린 민원실 폭언 폭행 모의훈련 현장. /경인일보DB

김포시 공무원이 '좌표찍기'에 따른 항의전화 폭주에 시달리다 숨진 사건과 관련, 경기도가 사전고지 없이 민원통화를 녹음하는 방향으로 대응지침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일선 기초지자체에서는 고지 없는 통화녹음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 등을 놓고 여전히 혼선이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일원화된 지침과 근거법령 마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3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 열린민원실은 민원인의 폭언·협박 등 위법행위로부터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전화응대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우선 민원인에게 고지 없이 통화내용을 녹음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도는 지난해 행정안전부의 변경지침에 따라 녹음 고지 여부가 기관별 재량에 맡겨진 점에 주목해 정책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전까지는 행안부의 민원응대 지침이 지나치게 민원인 위주로 구성돼 악성민원 방어를 위한 통화녹음에 제약이 따른다는 지적이 있었다.

도 관계자는 "김포 공무원 사망사건 이후 직원들 사이에 통화녹음을 통해 스스로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최근 행안부로부터 긴급상황시 고지 없이 녹음해도 된다는 해석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도는 전 부서 공통으로 '민원응대 공무원을 보호한다'는 통화연결음도 내보낼 방침이다. 기존에는 공무원 보호와 도정홍보 내용 중 하나를 부서마다 선택해 운영했다.

 

새 시스템은 도 직속기관·사업소·출장소 등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에게도 적용될 예정이다. 도는 민원담당 공무원의 판단으로 이렇게 고지 없이 녹음된 음성이 법적 대응의 증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선 시군에서는 고지 없는 통화녹음을 전면적으로 시행하기가 아직 주저된다는 입장이다.

경기북부 한 지자체 관계자는 "변경지침을 몰라서 안 했던 게 아니고, 현행법과 배치되는 문제라든지 증거능력 인정 여부에 대한 논란 등으로 추진할 수 없었던 것"이라며 "정부가 지침을 하나로 정해서 내려주든지, 고객응대 근로자를 위한 산업안전보건법처럼 민원관련법 개정을 통해 확실한 근거라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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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성·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