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공무원 수사의뢰 (6)
13일 오전 김포경찰서에서 김병수 김포시장이 최근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사망한 공무원과 관련한 수사의뢰서를 제출한 뒤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3.13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악성 민원에 김포시 공무원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김병수 김포시장이 직원을 죽음에 이르게 한 악성 민원인들을 처벌해 달라며 직접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그 결과에 공직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악의적인 악성 민원에 대한 수사 가이드라인과 법적 처벌 기준이 마련될 가능성 때문이다.


김 시장은 최근 시 노조위원장과 함께 김포경찰서를 찾아 수십 쪽 분량의 수사의뢰서를 제출했다. 숨진 공무원의 신상정보를 인터넷카페에 수차례 공개하고 비난을 유도한 회원과 비난에 가세한 회원, 전화로 폭언을 쏟아부은 민원인 등 신원불상자 15~20명이 의뢰 대상이다.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공무집행방해죄 및 모욕죄 위반이다.

숨진 공무원은 각종 민원에 시달리면서 밀린 업무도 상당했다. 거기에 공사 관련 게시글이 인터넷 카페에 본인의 실명과 부서, 직책, 직통번호까지 그대로 공개되면서 죽을 만큼 힘들어했다. 극단적 선택을 강제한 원인이 있는데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다면 정의롭지 않다.

악성 민원으로 인한 고통은 극단적 선택을 한 공무원들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일선 지자체에서 민원인을 상대하는 공무원이라면 한 번쯤은 경험해 봤을 문제다. 행정안전부에 보고된 악성 민원은 2018년 3만건에서 2021년에는 5만 건이 넘을 정도로 해마다 늘고 있다. 유형별로는 폭언 및 욕설이 가장 많고 협박과 폭행, 성희롱, 기물파손 등 다양하다. 민원 부서가 많은 곳은 주로 사회복지의 기초수급업무, 복지지원금, 인허가 관련, 주정차 단속 위반 등이다. 더욱이 과도한 정보공개 요구를 하는 악성 민원도 상당하다. 단순한 폭언이나 욕설도 너무 많아서 실제 민원은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포시의 이번 법적 조치 시도는 사실상 지자체가 악성 민원인을 상대하는 거의 국내 첫 사례로 보인다. '민원'이라는 특별한 의미 때문에 공무원들의 실질적인 피해를 자체적으로 떠안는 대응이 대부분이었다. 정부에서 악성 민원 TF를 꾸리고 개선안을 내놓을 예정이라지만, 민원을 빙자한 불법행위는 처벌한다는 법치주의만한 대책이 있을 리 없다.

경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악성 민원의 불법성을 가리고, 검찰은 기소를 통해 법원의 판단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 이 과정을 통해 공무원의 합법적인 공무집행을 보장할 법제도를 점검하고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