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수원시립미술관 '쿵짝공원 속 친친'
현대미술작가 깪·이학민·학예사 황현정 기획
'반려' 키워드… 어린이 시선 맞춰 작품 배치
"안녕? 나는 '아모'라고 해. 우리 같이 가방을 메고 보물을 찾으러 떠나볼래?"
파랑, 노랑, 초록. 알록달록 가느다란 머리카락을 가진 귀여운 캐릭터, '아모'가 어린이들을 부른다. 신나게 '쿵짝공원'을 돌아다니다 만난 또 다른 친구, '파우'는 숨바꼭질을 좋아한다. 고양이와 호랑이를 닮은 파우는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는 재주가 있다. 모습을 바꿔 이리저리 숨어다니지만, 유일하게 숨기지 못하는 건 커다란 발. 파우는 과연 어디에 숨어 어린이들을 기다리고 있을까.
수원시립미술관의 수원시립만석전시관에서 14일 개막한 '쿵짝공원 속 친친'은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현대미술 참여형 전시로, 시민들이 현대미술을 한 뼘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됐다. 인생의 반쪽, 친구의 넓은 의미인 '반려'를 키워드로 젊은 현대미술 작가 깪, 이학민이 개성 넘치는 세계관을 전시실에 구현해낸다.
이번 전시는 어린이의 시선에 맞춰 몰입감을 높일 요소를 곳곳에 배치한 점이 특징이다. 전시실은 읽는 형태의 동화책이 아닌 어린이들이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체험하는 동화책'의 모습을 하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황현정 학예사와 두 명의 작가는 4개월에 걸쳐 기존의 아모·파우 캐릭터와 어린이가 절친한 친구가 돼 탐험을 떠나는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해냈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쿵짝공원' 지도가 눈에 들어온다. 어린이들은 첫 번째 섹션인 '아모의 보물찾기 여행'에 참여하게 된다. 깪 작가의 상상 속 이미지를 현실로 구현한 아모와 연관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꽃이 핀 언덕(2024)'은 아모의 머리카락에 숨어 있던 비밀의 씨앗이 움트면서 생겨난 꽃 언덕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전시를 이루는 또 다른 핵심 캐릭터인 파우는 이학민 작가의 작품으로 구성된 두 번째 섹션 '파우를 찾아서'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아모와 헤어진 어린이들은 새로운 친구 파우를 찾아다니는 모험을 시작한다. 파우가 남긴 커다란 발 모양의 조형물 '작은 파우(2024)'와 '파우 벤치(2020)'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작품들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구에 만화적인 상상력을 더한 것들이다.
어린이들이 '반려'의 의미를 떠올리고, 현대미술을 더욱 가깝게 알아갈 수 있도록 마련된 이번 참여형 전시는 오는 7월21일까지 이어진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