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와 현재의 망언과 막말들이 정치권에서 부각되면서 가뜩이나 정책과 공약이 실종된 선거를 더욱 오염시키고 있다. 여야 모두 시스템 공천을 내세웠지만 정작 컷오프될 후보들이 경선에서 이기는 모순이 속출했다. 국민의힘이 도태우 변호사의 공천을 취소하고 더불어민주당도 정봉주 전 의원의 공천을 철회했지만 여기서 그쳐선 안 된다. 급기야 제1야당의 대표가 '살 만하면 2번을 찍든지, 집에서 쉬시라'란 말을 할 정도다. 이 말은 대의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처럼 해석될 여지도 안고 있어 단순한 말실수라고 보기 어렵다.
여야의 적대와 증오가 일상화된 정치의 원인 중 하나가 막말로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자극적이며 선동적 단어로 진영 내에서 위상을 확립해서 공천의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고자 하는 저열성이다. 국민의힘의 장예찬, 조수연 후보의 발언, 민주당 양문석, 김우영 후보의 발언 등 문제가 된 발언들은 이들만이 아닐 것이다.
국민의 보편적 상식과 사회적 통념에 어긋나고, 일제를 옹호하며 역사를 왜곡하는 발언들은 절대로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 차제에 여야 모두 지난 10년간의 공천자 발언의 전수조사를 통하여 망언을 솎아내는 작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막말 당사자들은 예외 없이 공천을 취소함으로써 정치의 품격을 찾는 단초를 열어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 그냥 넘어간다면 22대 국회도 극단적 용어로 극렬 지지층의 환심을 사려는 구태와 삼류 정치가 그대로 이어질 것이다. 국민 일반의 평균 수준도 안되는 정치인을 국민의 대표로 인정할 수 없다. 사법적 판단과는 별개로 정치적인 사망신고를 내리지 않으면 정치에 진입하려는 이들에게도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
역대 여야 정치인들의 망언은 열거하기도 벅차다. 당시에도 언론에 잠깐 보도되다가 해당 정치인에 대한 경고 등 가벼운 징계에 머물다 보니 지금과 같이 막말이 정치를 뒤틀고 왜곡하는 지경에까지 온 것이다. 선거전략의 측면에서 봐도 막말 정치인들의 공천을 눈 감는 정당은 필패할 수밖에 없다. 거대 정당의 공천 잡음으로 얼룩진 22대 선거 과정이 그나마 평가를 받으려면 막말 정치를 영원히 퇴출시킴으로써 잘못된 정치를 징계하는 최소한의 족적이라도 남겨야 한다. 다른 이슈로 막말 정치를 비호하고 국면을 바꿀 생각은 버려야 한다. 국민들의 심판이 두렵다면 막말 정치인을 정치권에서 영원히 퇴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