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사 모두 낮춰 평균 3.50%
대출 수요 줄어 수익성 악화
부동산PF 부실 리스크 대응
대손충당금 늘린 영향 원인

인천지역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예금 상품 금리가 이달 들어 일제히 3%대로 하락했다. 지난해부터 대출 수요가 줄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규모를 늘린 영향이다.
18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인천지역 저축은행 4개사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3.50%로 나타났다. 4%를 넘었던 지난 1월 평균 금리보다 0.50%p 이상 낮아졌다. 2월까지만 해도 일부 중소형 저축은행에서 4%의 예금상품을 취급했지만, 이마저도 이달 들어 모두 3%대로 낮아졌다.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시중은행의 예금금리와도 큰 차이가 없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주요 시중은행의 이달 평균 예금금리는 3.20%로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보다 0.30%p 낮다. 저축은행은 예금 고객 유치를 위해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보다 통상 1%p 높은 금리를 유지해왔지만, 최근 들어 격차가 급격히 줄었다.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 인하 폭이 가팔라진 이유는 대출 수요가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떨어진 탓이다. 시중은행은 외환 업무나 신용카드 사업 등 수익을 낼 경로가 다양하지만, 신용·담보대출과 예·적금 상품 운용으로 수익을 내야 하는 저축은행은 대출 수요가 줄면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한국은행 인천본부의 '여수신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해 인천지역 저축은행의 대출잔액은 2022년보다 7천307억원이 줄어든 3조1천37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대출잔액 감소 규모(3천845억원)보다 90% 늘어난 수치다.
여기에 부동산 PF 부실이 작년 말부터 확산하면서,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에 대손충당금을 늘리도록 요구한 것도 예금금리 인하 요인으로 작용했다. 예금을 유치해 벌어들인 돈을 대출에 활용해 수익을 낸 다음, 그 수익을 예금 금리에 반영해 다시 예금을 끌어오는 방식 대신 대손충당금으로 적립하면서 실적이 약화한 것이다.
인천지역 저축은행이 저축은행중앙회에 공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각 저축은행의 대출규모는 줄어든 반면 대손충당금은 늘었다. 일반적으로 전체 대출금의 10%를 충당금으로 쌓아두지만, 지난해 말부터 이 비율이 15~20% 수준까지 올랐다.
저축은행들의 리스크 관리는 올해 하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인천지역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 수요도 줄었지만, 개인이나 기업의 상환 능력에 따라 선별해서 대출을 취급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출금을 갚고 있는 기존 고객들의 상환을 관리하는 등 당분간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