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등에 불 떨어진 경인지역 예비후보
“이종섭 조기 귀국·황상무 사퇴해야”
“결단해야”… 당-대통령실 분리 주장도
19일 오전 9시께 국회 의원회관 대강당 앞. 경기·인천 지역에 공천이 확정된 예비후보들이 당에서 지급하는 빨간색 선거복을 갈아입고, 공천장을 손에 쥐고 사진 촬영을 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다른 지역 공천자와 함께 사진을 찍거나 저마다 ‘화이팅’을 외쳤으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아 보였다.
이날 경인일보 기자와 만난 경인지역 대다수 후보들은 “여론이 예사롭지 않다”며 먼저 걱정하기도 하고, 초조한 모습을 보이며 낙심하는 모습이 여기저기 펼쳐졌다.
영남 지역 후보들도 오히려 수도권을 더 걱정하며 표정관리하는 모습도 엿보였다.
경기 남부지역의 한 후보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오늘 변화의 모멘텀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고 했고, 북부지역의 한 후보는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대로면 백전백패”라며 이종섭·황상무 논란에 대해 결단해야 할 때라고 모두 입을 모았다.
인천 선대위원장을 맡은 윤상현(동미추홀을) 의원은 초췌한 모습으로 인천 지역 선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바닥 민심이 어떠냐는 기자 질문에 “시간이 많지 않다. 당장 두 사람의 거취를 결정하고, 비례대표 공천도 일부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이른 아침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육참골단(肉斬骨斷)의 결단이 필요한 때”라며 이종섭 호주대사와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윤 의원의 이런 요구는 확산되고 있다. 3주 앞으로 다가온 총선 승패를 가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선거 악재를 최대한 빨리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성남 분당갑에 출마한 안철수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종섭 주호주 대사의 출국 논란과 관련해 “당장이라도 귀국해서 조사받는 모습을 국민께 보여드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회칼테러’ 발언이 문제가 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향해서는 “자진사퇴를 해주시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대통령이 성격적으로 읍참마속을 잘 못하시는데, 하실 때는 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각급 여론조사에서 격차가 큰 지역 후보들은 벌써 ‘낙심’하는 후보도 있었다.
한 후보는 “이런 식으로 가면 선거는 하나 마다하다. 이번 주가 변화 불씨를 못 만들면 21대 총선보다 더 참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당직자는 “선거 때가 되면 여론은 여의도로 몰리게 돼 있고, 그러면 대통령실 보다는 당에서 모아지는 의견에 맞춰가야 한다”며 “만약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실과 당이 다른 목소리를 낸 다면 당에서 결단을 해서라도 당과 대통령실의 분리 전략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