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규, 철도 지하화 등 난제 해결 앞장서
공약 발표시 구체적 방안·취지 언급 호평
낮은 인지도 발목… 밤낮 없이 가족 유세
김영진, 신분당선 예타 통과 등 성과 증명
초선부터 꾸준히 공약 추진… 결실 맺어
방송 대신 인계동·행궁동 거리 곳곳 순회
‘천지개벽 vs 시작부터 완성까지’
한때 보수의 텃밭, 최근엔 진보의 철옹성으로 불리던 수원병 지역구는 이번 경기도 총선 지역구 승부처 중에서도 최대의 격전지로 분류된다.
정통 재정관료 출신이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역임한 국민의힘 방문규 후보와 3선 도전을 선언하며 현역 프리미엄을 앞세운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영진 국회의원이 맞붙는다.
■도전자 방문규와 현역 김영진의 치열한 공약 대결
‘검증된 경제·복지통’이란 캐치프레이즈를 전면에 내세운 방문규 후보의 전략은 ‘변화’다.
지난달 15일 일찌감치 단수공천돼 한 달여 넘게 후보로 뛴 그는 매주 경제와 관련된 공약을 발표했는데, 수원~강남 고속도로 신설과 수원역~성균관대역 철도 지하화 등 이전까지 추진이 어려워 공약으로 제시되지 않은 숙원사업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그가 공개하는 공약집은 단순히 ‘해내겠다’라는 식의 선거용 정책이 아닌 공약마다 추산 예산과 뒷받침돼야 할 제도 개선 등의 구체적인 이행안이 따라붙었다.
국민의힘 경기남부 후보들이 지난 18일 반도체 관련 공통 공약을 발표할 때도 그는 전면에 나서서 결의하기로 약속한 반도체 특별법의 법안 취지와 구체적 내용을 설명했다.
기재부 예산실장, 보건복지부 차관, 한국수출입 은행장, 국무조정실장 등 경제 분야에선 확실한 전문가라는 강점을 적극 활용한 결과다.
반면 지난 20대 국회부터 수원병을 지킨 재선의 김영진 의원은 정책의 ‘연속성’을 앞세우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수원화성 문화관광특구 지정과 신분당선 연장선, 팔달경찰서와 매교초등학교 신설 등 김 의원의 대표 공약 대다수는 그가 국회에 입성했을 때부터 추진해 이제 결실을 눈앞에 둔 사업들이다.
이에 21대 국회 동안 지역구에 투입된 국비 사업과 예산 등의 성과도 강조하며 현역 프리미엄의 강점을 과시했다. 대표적으로 658억, 160억이 투입된 수원화성 문화재 구역 정비사업과 화성행궁 복원 사업 그리고 지난 2020년 추진 14년 만에 예비타당성을 통과한 신분당선 월드컵경기장~호매실 구간 등이 있다.
지난달 진행한 출마 기자회견 당시에도 김 의원은 “지난 8년 동안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팔달구 구석구석을 돌며, 과거 수원의 중심이었던 팔달의 영광을 되살리고 더 살기 좋은 팔달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임기 동안의 업적 등을 나열해 표심을 자극했다.
■온 가족 총동원-밤낮없이 만나기, 유세 방법도 제각기
현역과 맞붙은 방문규 후보의 유세 전략은 말 그대로 인지도 향상을 위한 총공세다. 19일 오전 7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지역구에서 유세 일정을 진행하면서 2번 이상의 방송사 인터뷰도 빼놓지 않으며 대외적 이름 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 온 가족들이 빨간 점퍼를 입고 함께한다. ‘배우자’ ‘아들’ ‘딸’이 적힌 선거복을 입은 가족들이 각종 행사장과 유세 현장을 누비고 있고, 아흔이 넘은 방문규 후보의 아버지도 경로당을 순회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규 후보 선거 캠프 관계자는 “아들과 딸 등 2명의 자식까지 모두 한마음으로 후보의 승리를 위해 돕고 있으며 실제 현장에 나가 보면 가족이 함께하는 모습을 보고 반기며 응원하는 주민들이 많다”며 “수원병 지역구가 격전지로 분류되며 인터뷰 요청 등이 많은데, 후보가 경제 분야 전문가인 만큼 대외적 활동에 적극적이다”고 설명했다.
김영진 의원의 유세 캐치프레이즈는 ‘걸어서 수원 속으로’다. 공개 일정을 두지 않고 수원병 지역구 곳곳을 목적지 없이 걸으며 유권자들을 만난다. 언론, 미디어 등뿐 아니라 수행 인원도 곁에 두지 않고 오로지 혼자 지역구를 다닌다.
표심을 위한 활동이 아닌 진심으로 시민들의 목소리를 가까이 듣겠다는 김 의원의 철학이 반영된 유세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김 의원은 민주당 차원 합동 공약 기자회견 외에 대외 활동은 최소화하며 못골시장, 행궁동, 인계동 등 지역구 동네 순회에 주력하는 중이다.
김영진 의원 선거 캠프 관계자는 “캠프에 찾아오는 주민마다 김 의원의 유세에 진정성 느껴진다고 전하고 있다. 보여주기식 유세가 아닌 파란 점퍼를 입고 매일 동네를 다니며 주민들의 민원을 듣고 있는데, 의원 역시 캠프 관계자들에게도 행선지를 정확히 알리지 않은 채 유세에 나서는 등 진정성 있는 유권자와의 만남을 중요시하고 있다”고 했다.
■박빙의 대결, 향후 선거 전략에 촉각
여론조사 예측을 보면 승부는 박빙으로 흘러가고 있다.
경인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1~2일 수원병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6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후보들의 가상대결에서 방문규 후보는 40.4%, 김영진 의원은 40.9%를 기록했다. 지난 10일 경기일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방 후보 37.8%, 김 의원 45.2%) 모두 오차범위 내에서 경쟁했다.
접전 양상이 이어지는 만큼, 각 후보의 선거 캠프는 20여일 남은 선거 일정 동안 내세울 선거 전략과 공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가득 찬 방문규 후보의 선거캠프는 지역 내 주민들에게 인지도 알리기에 더욱 주력할 전망이다. 방 후보 수행국장이 지역구에서 5선을 내리 지낸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의 인사인 만큼, 주민 밀착을 확대하겠다는 분석이다.
김영진 의원 선거캠프는 의원실 비서관 중심으로 정책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캠프 상황실장으로 지역 보좌관이 나서며 지역 밀착과 함께 표심을 뒤흔들 공약을 본격 알리겠다는 설명이다.
투표 후보를 아직 정하지 못한 지역구 신혼부부 주민인 고모(31)씨는 “팔달 쪽의 큰 문제 중 하나는 젊은 인구의 비중이 아직 적다는 것이다. 구도심 지역에 쇼핑몰, 체육·시설 등 도심에 젊은 인구 유입을 높일 공약을 제시하는 후보에게 끌릴 것 같다”고 말했다.
워킹맘인 이모(42)씨는 “도심 정비 사업이 시급하다. 사실 후보들이 관광지인 행궁동 정비에 신경을 많이 쓰는데, 영화동이나 지동·팔달시장처럼 실제 주민들이 실생활에서 마주하는 공간들의 개선도 유권자에게 피부가 더욱 와닿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