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에 한국어 수업… "미래의 교사로 한뼘더 성장"


함박마을에 외국 국적자 7320여명
적응문제 해결하고자 직접 프로 운영
교육 사각지대 해소 팀원들과 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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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학교 'PBL 프로그램'에서 인천시장상을 받은 일어교육과 이재서 씨. 2024.3.19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인천대학교는 지난해 11월부터 약 2달 동안 지역사회의 문제를 학생들이 직접 해결해 볼 수 있도록 'PBL(Project-Based Learning·프로젝트기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PBL 프로그램은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이 협업하는 학습 방식이다. 인천대는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춰 인천시와 함께 15개의 과제를 선정·평가했다.

이번 대회에서 인천대 일어교육과 이재서(22)씨는 같은 사범대에 소속돼 있는 학생들과 함께 함박마을에 거주하는 고려인 아이들의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는 '사각지대 없는 따뜻한 동행' 프로젝트를 진행해 인천시장상을 받았다. 이씨는 "팀원들과 함께 노력해서 좋은 상을 받을 수 있었다"며 "교육현장에서 마주칠 수 있는 어려운 문제에 대해 미리 고민해 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함박마을 전체 주민 수는 1만2천여 명으로, 이 중 외국 국적자는 7천320여명(61%)에 달한다. 외국 국적자 중 고려인은 5천800여명(80%)으로 추산된다.

많은 고려인이 거주하면서 이들의 자녀가 우리나라 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는 문제도 생겨났다. 이씨는 "실제로 아이들을 만나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한국어를 어려워하고, 부모들이 맞벌이를 하는 경우도 많아 한국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어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교육하고, 한국문화에 대해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는 "배운 것을 곧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실생활에서 많이 쓰는 말들을 알려줬다"며 "새해에는 윷놀이 등 우리나라 전통놀이를 배우는 프로그램도 진행했는데,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어 무척 즐거웠다는 소감을 들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이씨는 학부모들에게 번역 애플리케이션 사용법도 안내했다고 한다. 그는 "학교에서 안내문이 발송돼도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부모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러시아어에 맞게 번역이 될 수 있도록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고려인과 함께 생활하는 한국 아이들이 고려인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별도의 웹툰도 만들었다. 이씨가 만든 웹툰은 재외동포청 유튜브 채널에도 소개됐다.

이씨는 "인천이나 김포 지역은 다문화 학생이 많은데,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시야를 얻게 된 것 같다"며 "앞으로 교육 현장에 나가서도 다문화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는 교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