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자대회 '불안한 진군 나팔'… '총선 악재' 해소 주문 봇물
대다수 "여론 예사롭지 않다" 우려
안철수 "李, 당장 귀국 조사받아야"
윤상현 "대통령실에 민심흐름 전달"
홍철호 "의대문제 이번주 합의해야"
일각 "비례공천, 용산과 분리 대응"
국민의힘 4·10 총선 경기·인천 후보들이 불안한 스타트를 시작했다. 공천 작업을 마무리한 국민의힘은 1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기 60곳, 인천 14곳 등 전국의 후보들이 공천자대회에 참석해 '진군의 나팔'을 울렸지만, 불안한 출발을 하는 모습이다.
'이종섭·황상무 논란'에 '의대생 증원' 악재가 3주 앞으로 다가온 총선 승패를 가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선거 악재를 최대한 빨리 해소해 달라는 주문이 쏟아졌다.
이날 오전 9시께, 국회 의원회관 대강당 앞. 경기·인천 지역에 공천이 확정된 예비후보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당에서 지급하는 빨간색 선거복 차림으로 '환복'하고, 공천장을 손에 쥐고 사진 촬영을 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다른 지역 공천자와 함께 사진을 찍거나, 대중성 있는 동료 공천자들과 어우러져 포즈를 취하는 듯했지만,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아 보였다.
이날 경인일보 기자와 만난 경인지역 대다수 후보들은 "여론이 예사롭지 않다"며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인식되는 영남지역 후보들도 "바닥이 안 좋다. 좋은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남부지역의 한 후보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오늘 변화의 모멘텀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고 했고, 북부지역의 또 다른 후보는 "변하지 않으면 다 죽는다. 이대로 가면 21대 총선보다 더 참패할 수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인천 선대위원장을 맡은 윤상현(동미추홀을) 의원은 초췌한 모습으로, 기자에게 "당장 두 사람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비례대표 공천도 일부 수정해야 한다"며 다급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미 이른 아침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육참골단(肉斬骨斷)의 결단이 필요한 때"라며 이종섭 호주대사와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수도권의 경우 '한동훈 효과'가 끝나고 윤 대통령 평가의 본질(검찰정권 심판)로 돌아가고, 민주당의 공천 내전에 실망한 비명 성향 유권자들의 '조국 신당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 성남 분당갑에 출마한 안철수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이종섭 호주대사의 출국 논란에 "당장이라도 귀국해서 조사받는 모습을 국민께 보여드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대통령실이 아직도 민심의 따가움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인천에 출마한 윤상현 후보는 "대통령실에 정확한 민심의 흐름을 전달해야 한다. 지도부가 그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고, 김포을에 출마한 홍철호 후보는 의대생 증원 문제에 대해 "이번 주 내로 의사협회하고 합의를 못하면 선거는 어려워 질 것"이라며 수습을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비례대표 공천을 두고 당과 대통령실의 갈등이 재점화되면서 일각에서는 대통령실 분리 대응 방안도 나오고 있다.
중진급 한 출마자는 "선거는 기본적으로 당이 치르는 것이지, 대통령실이 치르는 것이 아니다"라며 "민심이 이렇다고 하면 대통령실이 좀 물러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여야 대치 속에 "우리는 국민과 대화해야 한다"는 여권이 추락하는 민심을 두고 서로 갈등 국면을 보이는 사이 여론의 방향은 더 추락하는 모양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