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1993년 지하수법 제정 안정적 관리
한강유역본부, 버려진 물 에너지원 재활용
도서지역에 '안정적 물공급' 방안도 마련중
지하수 활용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지하수는 땅속에 있어 보이지 않지만, 지구상에 활용 가능한 담수 중 양이 가장 많다. 이에 세계 각국은 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UN세계물개발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 도시인구의 약 50%가 지하수를 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 의존도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산업계에서도 지하수의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에선 주변 지하수의 활용이 여유롭지 않아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 플로리다 지역의 풍부한 지하수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제조업체인 대만의 TSMC가 일본 구마모토에 공장을 설립한 것은 양질의 지하수를 이용하여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초순수를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하수 활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체계적인 조사와 관리,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무턱대고 사용했다가는 뜻하지 않은 재난을 맞게 된다. 실제 강수량이 적고 관개시설이 부족하여 지하수의 의존도가 높은 아프리카나 중동 지역 국가에선 인구집중으로 인해 지하수를 과잉 개발하면서 대수층이 고갈되고 지반침하가 일어나고 있다. 하천건천화와 지하수 의존 수생태계가 파괴되는 위태로운 상황도 펼쳐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3년 지하수법 제정과 지하수 관리사업 시행으로 지하수를 안정적으로 보전·관리하고 있다. 나아가 2022년 제4차 지하수관리기본계획을 수립하여 '모두가 누리는 건강하고 안전한 지하수'라는 비전 아래 지하수의 공공성과 활용성을 강화하고자 노력 중이다. 또한, 지하수의 수량·수질 통합관리체계와 전 주기적 오염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지하수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K-water(한국수자원공사)는 정부 정책에 발맞춰 2004년부터 국가지하수정보센터(www.gims.go.kr)를 운영하고 있다. 전국 177만개 지하수 이용시설과 713개소 측정망, 지역별 기초조사 등의 정보를 통합 분석하여 국민에게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는 정책수립과 각종 연구, 지하수개발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이와 더불어, 지하수 활용을 다각화하기 위한 노력도 펼치고 있다. K-water 한강유역본부는 용인시 실내체육관과 시흥시 신천역에 유출지하수 복합활용시설 설치·운영으로 지하굴착 시 버려지던 지하수를 조경용수와 에너지원으로 이용하고 있다. 올해는 서울시 샛강역의 유출지하수를 활용하여 쿨링포그와 인공수로, 친수퍼걸러 등의 주민편의 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건전한 물순환에 대한 인식개선과 동시에 탄소중립에 기여하고자 한다.
지하수를 활용하여 도서지역에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지하수저류댐을 인천 대이작도에 설치하였고, 올해는 덕적도와 더불어 내륙지역 양평군 양동면과 강릉시 연곡면에 지하수저류댐 설치를 추진 중이다. 지하수저류댐이란 지하수가 흐르는 대수층에 인공적인 차수벽을 설치하여 모아진 지하수를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지역맞춤형 용수공급 시설이다. 이를 통해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충분히 확보해 간다면 주민 정주여건과 생활환경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후변화가 심화되며 지속가능한 물 관리에 대한 국민의 요구는 어느 때 보다 높다. 지하수는 안정적인 수자원이다. 기후위기가 심화하고 물 환경 전반의 변동성이 커질수록 그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물의 안정적 활용을 바라는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 지하수의 다각적 활용도를 높여가겠다.
/오승환 K-water 한강유역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