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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황상무, 양문석, 이종섭.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결국 물러났다. 지난 14일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과 오찬 자리에서 막말을 한 지 엿새 만이다. 황 수석의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이 보도되자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다. 특히 수도권이 두드러졌다. 급기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나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이고, 본인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요지부동이던 대통령실도 결국 손을 들었다. 20일 날이 밝자마자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황 수석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발표했다. 형식은 자진사임이나 사실상 막말의 책임을 물은 경질이다. 이어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조만간 귀국한다는 대통령실 발 소식도 들려온다. 들어와서 공수처의 조속한 소환을 스스로 요청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양문석 예비후보의 막말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매국노'로 매도한 과거 발언으로 당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양 예비후보가 이번에는 자신의 출마지인 안산을 비하했다는 보도다. 전후 맥락이 분명하지는 않으나 양 예비후보가 안산에 대해 "참 동네가 지저분하고 장난 잘하는 동네인 걸 잘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지역비하 발언에 대해 안산 지역사회는 물론 소속당의 안산갑 도의원과 시의원들까지 발끈했다. 이들 지방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이러한 후보를 민주당 안산갑 국회의원 후보로 절대 인정할 수 없다"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양 후보 공천 취소를 당 지도부에 요구하면서 조치가 없을 땐 의원직 사퇴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입장에선 이제 이종섭 대사 건만 남은 셈이다. '도피'의 프레임을 뒤집어쓴 채 호주로 떠났던 이 대사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당 내부에선 황 수석의 막말이나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문제보다 오히려 더 위험하게 보는 사안이다. 이 대사의 자진사퇴는 물론 대통령실의 전면쇄신 요구로까지 증폭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단 양 예비후보의 공천을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듯하다. 이재명 당 대표도 그런 언질을 주고 있다. 하지만 안산지역 유권자들을 비롯해 일반 국민들 정서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미지수다. 이제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중도층 끌어안기로 승패가 갈리는 싸움이다. 양측이 모를 리 없을 것이다. 누가 먼저 의지를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느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