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실에 빌런은 없다' 인상적… '설연휴 민심' 정치혐오 과한 부각
'학교급식 다문화 차별' 존중부재 잘 지적
'성 노동자' 민감이슈 에두름없이 다뤄 눈길
'미추홀 전세사기 기록' 끈질긴 취재 호평
경인일보는 지난 2월 지면을 평가하는 독자위원회를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황의갑(경기대학교 교수) 위원장, 유혜련(법무법인 정직 변호사)·김민준(성남시 청년정책협의체 위원)·조용준(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김명하(안산대학교 교수) 위원이 참여했다.
위원들은 <특수교실에 빌런은 없다>(2월26일자 1·3면 및 인터넷 보도) 기획에 호평을 내렸다. 황의갑 위원장은 "장애학교의 특수성을 잘 파헤치고 꼬집어 주었다는 데 의미가 큰 기사라 생각된다. 열악한 특수교육시스템에 문제의식을 갖고 현장을 보완할 교육당국 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다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민준 위원은 "사건이 교권보호 이슈와 결부돼 뜨거운 이슈로만 흘러가던 중 누군가는 한 발짝 물러서서 사안을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해 왔는데, 이번 기획보도가 그 역할을 해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완벽한 가해자도 완벽한 피해자도 없는 상황을 잘 보여줬다. '그래서 누가 잘못했다는 거냐'는 질문에 우리 사회가 내놓아야 할 답변"이라고 했다.
다만 김명하 위원은 "보도 전반에서 당사자의 동료교사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는데, 연일 교권보호를 위해 강경한 목소리를 내며 이 사태를 지켜보는 동료교사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 길이 없다는 점은 아쉬웠다. 학교 안에 있는 다양한 교원들의 피해 양상과 관계, 권력구도 등을 후속 기사로 면밀히 다루어 봤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급식 사각지대에 놓은 다문화 학생들을 다룬 <[경인 WIDE] 다문화 학생 차별, 학교 식당을 삼키다>(2월13일자 1·3면 보도)에도 호평이 이어졌다. 유혜련 위원은 "다문화 가정이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제는 학생들마다의 문화 차이에 대해 당연하다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의미 있는 기사였다"고 했다.
조용준 위원도 "무상급식은 의무교육에 따른 당연하고 보편적인 권리인데, 학교급식에서 공급자 위주의 일방적 형태를 꼬집는 기사"라며 "저출산 시대 다문화 사회는 예정된 미래인데 각 문화에 대한 존중 부재와 혐오에 관한 우려를 제대로 짚어낸 기사"라고 평했다. 김명하 위원은 "학생들이 매일 마주하는 기본 욕구인 '식' 문제에 대해 당사자 집단인 교사단체는 그동안 어떠한 입장과 문제제기의 과정을 거쳤는지도 궁금하다. 이슈를 발굴하는 것만큼, 왜 그 사안이 이제야 발굴됐는지, 학교 안 목소리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배제되는 이는 누구인지 등을 체계적으로 점검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평가가 이어졌다. 김민준 위원은 <나는, 우리는 '성 노동자'입니다>(2월19~20일자 1·3면 보도) 기획보도를 두고 "쉬이 탓하고 비난하기 좋은 민감한 이슈를 둘러가지 않고 다뤘다는 점에서 인상 깊게 읽었다. 성매매 집결지에 남아 생존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왜 여전히 머무르는지, 국가는 어떻게 여성을 도구화했는지, 인권이라는 회색지대에 혐오는 어떻게 스며드는지 등 다층적이고 복잡다단한 부분들을 잘 다뤘다"며 "당장 관심받기 좋거나 뜨거운 이슈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이 주제를 앞으로 또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해지는 기획"이라고 했다.
조용준 위원은 <[뉴스분석] 여야 앞다툰 '철도 지하화' 구상… 차이점은?>(2월2일자 1면 보도)에 "총선을 앞두고 거대 양당이 선심성 정책을 연이어 발표하는 가운데 '철도지하화' 공약에 관한 양당의 발표를 분석한 기사로, 국민들이 혼란하지 않게 정책을 분석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철도정책을 쉽게 전달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용인경전철 세금 낭비 책임있다" 전임 시장 등 '214억 배상' 판결>(2월15일자 7면 보도)에 유혜련 위원은 "유명무실하다고 지적되는 주민소송의 성공사례로 공직자들의 정책 추진 과정에서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판결"이라며 "해당 판결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주민소송과 관련된 후속 취재가 있으면 실효성 있는 제도로서 자리잡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황의갑 위원장은 <미추홀 전세사기 기록>(2월27~29일자 1·3면 보도) 기획보도에 대해 "전국에서 벌어진 유례없는 대규모 전세사기 사건을 기획취재하며 여기에 얽힌 우리 사회 전체의 허점과 영세 세입자들의 사정을 스토리로 풀어내면서 공동체의 부끄러운 민낯을 찾아낼 수 있었다"며 "끈질기게 힘을 모아 전체 그림으로 만들어낸 기자들의 노력이 기사에 묻어난다. 지난해 경기지역 전세사기를 파헤쳤던 '시그널' 기획기사와 더불어 경인일보 기자들의 끈질긴 노력과 능력을 높이 살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일부 아쉬운 평가도 있었다. 조용준 위원은 <'네탓공방' 실망, 비호감 정치 염증… 예비후보들이 전한 설연휴 유권자 민심>(2월13일자 1면 보도)에 "설 연휴를 지나며 유권자 민심을 살펴보니 정치권이 민생 해답을 못 내놓아 총선에서 찍을 후보가 없다는 취지 기사인데, 정치의 본질은 싸움 속에서 협상과 타협을 도출하는 것인데도 양비론을 통한 정치혐오를 과도하게 부각한 게 아닌지 싶다"고 했다.
정리/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