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항
‘성남시고도제한완전해결을위한범시민대책위원회’의 ‘무기한 1인시위’ 한달째인 지난 8일 우상렬 시흥동청소년지도협의회장이 팻말을 들고 서울공항 정문 앞에 서 있다. /경인일보DB

성남 지역 대부분 고도제한 규제

민주당 후보들 공동선언

국민의힘 후보들 공동공약 요구도

성남시 더불어민주당이 ‘서울공항 이전’ 문제를 총선 이슈로 재점화하고 나섰다.

22대 총선 성남시 4개 지역구 더불어민주당 주자들인 김태년(성남수정)·이수진(성남중원)·이광재(성남분당갑)·김병욱(성남분당을) 후보는 22일 성남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동선언을 통해 “서울공항 이전으로 고도제한 문제를 완전 해결하고 성남을 세계적인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성남시는 군공항인 서울공항으로 인해 상당 지역이 건축물 고도제한 규제를 받고 있다. 때문에 선거 때면 서울공항 이전 문제가 이슈화됐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사그러드는 과정이 반복돼 왔고, 현재는 성남시와 시민단체가 서울공항 이전 보다는 고도제한 해결에 초점을 맞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후보들은 ‘이번에는 해내겠다’고 강조하며 성남시 4개 지역구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공동공약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정구 국민의힘 장영하 후보가 전날 공약을 발표하면서 “서울공항 이전? 같은 당 대통령 시절에 뭐하다가 정권 바뀌고 나서 공약합니까”라고 비판을 제기하는 등 여야 공동추진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민주당 후보들이 공동선언의 내용을 실현하며 성남 시민들의 해묵은 숙원을 풀어낼 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 서울공항 이전

서울공항은 조성될 당시인 1970년대만 해도 주변은 허허벌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주변에 판교·분당신도시, 고등지구 등이 들어섰고, 성남 원도심(수정·중원구)에는 재개발이 진행되는 등 지속적인 택지 개발의 결과로 현재의 서울공항은 시가지에 둘러쌓인 공항이 돼버렸다.

이런 서울공항 이전은 김대중 정부 때부터 이야기가 나왔고 노무현 정부 때 다시 거론됐지만 추진되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 때는 제2롯데월드 건설을 위해 공항 이전 얘기가 나왔지만 없던 일이 됐다.

2002년 6·13지방선거 당시에는 손학규 경기도지사와 이대엽 성남시장이 서울공항을 이전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2021년 6월에는 더불어민주당 부동산 특위에서 서울공항을 이전해 주택을 공급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 언론 보도를 통해 흘러나오기도 했다.

또 2021년 8월에는 당시 민주당 대권주자였던 이낙연 새로운 미래대표가 서울공항을 이전해 해당 부지와 인근에 ’스마트 신도시‘를 세우겠다는 공약을 내놓기도 하는 등 선거때마다 단골메뉴격으로 등장했던 사안이기도 하다.

■ 개발·고도제한

판교는 물론 분당, 원도심 등 성남시 상당 지역이 서울공항 활주로를 기준으로 1~6구역으로 나뉘어 크게 45m 이하·차폐이론 적용·193m 이하 등의 건축고도제한 규제를 받고 있다.

수정구의 경우 서울공항과 인접한 태평2·3·4동, 수진 1·2동, 신흥1·3동은 고도제한으로 15층까지만 가능하다. ’1기 신도시 특별법‘ 대상 지역인 분당도 마찬가지여서 야탑동·이매동 등이 5구역에 묶여 45m 이하(최대 15층)의 건물만 지을 수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성남시는 이런 고도제한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총 4억2천500만원을 들여 전문용역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서울공항 사례와 유사한 외국공항을 방문·조사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지역 100여 개 시민단체가 참여한’성남시 고도제한 완전해결을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가 출범하기도 했다. 범시민대책위는 서명운동 등 각종 활동을 펼쳐오다 지난 1월8일부터는 서울공항 정문앞에서 무기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서울공항이전
22대 총선 성남시 4개 지역구 더불어민주당 주자들인 김태년(성남수정)·이수진(성남중원)·이광재(성남분당갑)·김병욱(성남분당을) 후보(왼쪽부터)가 ‘2024 서울공항 이전 공동선언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광재 캠프 제공

■ 서울공항 이전 공동 선언

김태년·이수진·이광재·김병욱 후보는 ‘2024 서울공항 이전 공동선언문’을 통해 “100만 성남시민의 염원인 서울공항 이전으로 성남의 새로운 100년 역사, 대한민국의 100년을 책임질 대도약을 이뤄갈 것을 성남시민과 국민 여러분 앞에 엄숙히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공항 이전으로 고도제한 문제를 완전해결하고 성남을 세계적인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만들어가겠다. 성남을 대규모 미래핵심기술산업의 중심지로 조성하고, 4차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성공적으로 견인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백 년을 일으켜 세울 대도약, 바로 이곳 성남에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또 “2025년 예정된 ICAO 개정안 공표 즉시 새 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통한 제도 개선을 빈틈없이 해나가겠다. 성남시민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재개발·재건축을 포함한 주거환경정비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이제 특별한 피해에 대한 특별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 반세기 동안 이어져온 성남시민의 재산권 침해에 대해 전면적 도시계획으로 미래경제의 심장이 되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남 수정구 김태년, 중원구 이수진, 분당갑 이광재, 분당을 김병욱은 오늘의 공동선언이 조속히 실현될 수 있도록 경기도를 포함한 유관기관 협의체를 구성하고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서울공항 이전 및 고도제한 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재 후보는 “낡은 군공항 규제부터 걷어내야 하고 장기적으로 서울공항의 완전한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며 “성남시 4개 지역구 후보 8명이 공동공약으로 추진하자. 여야를 떠나 오직 지역의 미래와 주민을 위해 힘을 모으자”고 간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