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기간 中企 중심 대출 늘고
가계대출 비중, 3.5%p 크게 감소
주택담보대출은 겨우 0.7%p 줄어
소상공인 등의 주담대 증가한 셈
금융사 대출기간 연장 억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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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이사장
코로나19 팬데믹은 최근에 겪은 가장 큰 경제위기다. 100을 기준으로 하는 전국의 기업경기실사지수가 2020년 초 제조업, 비제조업 구분 없이 50수준으로 하락하였다. 인천은 40 수준으로 하락했었다. 그랬던 전국지수가 2021년 7월에는 97로 상승하여 거의 100수준을 회복했다. 이후 제조업, 서비스업이 다시 하향 추세를 보이며, 현재는 70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인천도 현재 70 수준이다. 하지만 제조업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서비스업은 상승세를 보여 그나마 전국보다는 전망이 밝은 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맞서 정부와 금융당국은 유동성 공세를 펼쳤었다. 전국 예금은행의 원화대출 총액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말 1천698조원에서 2023년말에는 2천266조원으로 33.5%가 증가했다. 대출이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예금도 따라 증가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대출 증가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전국 예금은행의 원화예금 총액은 2019년말 1천515조원에서 31.5%가 늘어난 1천993조원으로 증가했다. 인천의 대출금도 증가했지만 2019년말 92조원에서 2023년말 119조원으로 28.6% 증가에 그쳤다. 인천의 예금은 같은 기간 중 47조원에서 59조원으로 26.9% 증가하였다. 아쉽게도 코로나19를 거치는 동안 전국에 차지하는 인천의 금융 비중이 줄어든 것이다. 즉, 대출금 비중은 5.4%에서 5.2%로, 예금 비중은 3.2%에서 3.0%로 각각 0.2%p가 감소하였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대출금 증가가 소상공인을 비롯한 중소기업에 집중되었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 비중이 줄었다. 2019년말 예금은행의 전체 원화대출 총액에서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국이 45.2%, 인천이 49.9%였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말에는 전국 40.4%, 인천 46.4%로 줄었다. 각각 4.5%p, 3.5%p가 감소하였다. 큰 폭이다. 그만큼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대출 비중이 늘었다는 뜻이다.

차주를 기준으로 하면 가계대출이 크게 줄었는데, 담보를 기준으로 하면 의외의 모습이 나타난다. 예금은행의 전체 원화대출금에서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전국의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2019년말 31.4%에서 작년말 29.7%로 줄었다. 그 사이 인천은 39.9%에서 39.2%로 감소하여 모두 0.7%p가 줄었다. 가계대출이 3.5%p에서 4.5%p가 줄었는데, 가계대출이 대부분인 주택담보대출은 0.7%p만 줄었으니 의외라는 것이다.

당연히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는 말이다. 전국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은 2019년말 69.6%에서 2023년말 73.4%로 3.8%p가 늘었다. 인천은 79.9%에서 84.4%로 4.5%p 늘었다. 주로 소상공인 등의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이 그만큼 늘었음을 의미한다. 소상공인 대출은 기업대출과 개인대출이 혼재되어 있어 통계상 가계대출과 엄격한 구분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2022년 중반 이후 금융기관이 슬금슬금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기간 연장을 억제하는 데 있다. 코로나19 이후의 금융지원 확대로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던 예금은행의 연체율이 2022년 2/4분기를 저점으로 최근 들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그나마 인천의 연체율이 전국보다는 꽤 낮다는 위안이다. 2023년말 현재 연체율은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전국이 0.48%인데 비해 인천은 0.25%이며, 가계대출은 전국이 0.35%인 한편 인천은 0.21%이다.

하지만 2023년말의 연체율은 이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말 연체율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전국의 대기업 연체율은 2019년말 0.44%에서 2023년말 0.12%로 오히려 크게 하락하여, 연체율의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개인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가계의 소비구조 개선과 소상공인의 비용구조 개선을 통한 저축 증대와 수익성 제고를 통한 채무감축 노력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