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비중, 3.5%p 크게 감소
주택담보대출은 겨우 0.7%p 줄어
소상공인 등의 주담대 증가한 셈
금융사 대출기간 연장 억제 '문제'
코로나19 팬데믹에 맞서 정부와 금융당국은 유동성 공세를 펼쳤었다. 전국 예금은행의 원화대출 총액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말 1천698조원에서 2023년말에는 2천266조원으로 33.5%가 증가했다. 대출이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예금도 따라 증가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대출 증가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전국 예금은행의 원화예금 총액은 2019년말 1천515조원에서 31.5%가 늘어난 1천993조원으로 증가했다. 인천의 대출금도 증가했지만 2019년말 92조원에서 2023년말 119조원으로 28.6% 증가에 그쳤다. 인천의 예금은 같은 기간 중 47조원에서 59조원으로 26.9% 증가하였다. 아쉽게도 코로나19를 거치는 동안 전국에 차지하는 인천의 금융 비중이 줄어든 것이다. 즉, 대출금 비중은 5.4%에서 5.2%로, 예금 비중은 3.2%에서 3.0%로 각각 0.2%p가 감소하였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대출금 증가가 소상공인을 비롯한 중소기업에 집중되었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 비중이 줄었다. 2019년말 예금은행의 전체 원화대출 총액에서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국이 45.2%, 인천이 49.9%였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말에는 전국 40.4%, 인천 46.4%로 줄었다. 각각 4.5%p, 3.5%p가 감소하였다. 큰 폭이다. 그만큼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대출 비중이 늘었다는 뜻이다.
차주를 기준으로 하면 가계대출이 크게 줄었는데, 담보를 기준으로 하면 의외의 모습이 나타난다. 예금은행의 전체 원화대출금에서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전국의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2019년말 31.4%에서 작년말 29.7%로 줄었다. 그 사이 인천은 39.9%에서 39.2%로 감소하여 모두 0.7%p가 줄었다. 가계대출이 3.5%p에서 4.5%p가 줄었는데, 가계대출이 대부분인 주택담보대출은 0.7%p만 줄었으니 의외라는 것이다.
당연히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는 말이다. 전국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은 2019년말 69.6%에서 2023년말 73.4%로 3.8%p가 늘었다. 인천은 79.9%에서 84.4%로 4.5%p 늘었다. 주로 소상공인 등의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이 그만큼 늘었음을 의미한다. 소상공인 대출은 기업대출과 개인대출이 혼재되어 있어 통계상 가계대출과 엄격한 구분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2022년 중반 이후 금융기관이 슬금슬금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기간 연장을 억제하는 데 있다. 코로나19 이후의 금융지원 확대로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던 예금은행의 연체율이 2022년 2/4분기를 저점으로 최근 들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그나마 인천의 연체율이 전국보다는 꽤 낮다는 위안이다. 2023년말 현재 연체율은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전국이 0.48%인데 비해 인천은 0.25%이며, 가계대출은 전국이 0.35%인 한편 인천은 0.21%이다.
하지만 2023년말의 연체율은 이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말 연체율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전국의 대기업 연체율은 2019년말 0.44%에서 2023년말 0.12%로 오히려 크게 하락하여, 연체율의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개인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가계의 소비구조 개선과 소상공인의 비용구조 개선을 통한 저축 증대와 수익성 제고를 통한 채무감축 노력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