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 1분기 매출 1천억 돌파
저스템·동진쎄미켐도 납품 이어가
글로벌매출 '20%' 169억달러 추산
HBM(고대역폭 메모리) 수요가 늘면서 인천·경기지역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의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인천에 본사를 둔 한미반도체는 최근 SK하이닉스에 215억원 규모의 'TC본더' 장비를 공급한다고 공시했다. TC본더는 D램 메모리 칩을 반도체 웨이퍼(원판)에 붙이는 공정에 쓰이는 장비로, HBM 생산라인에 투입된다.
한미반도체는 지난달에도 860억원 규모의 TC본더를 납품해 올해 1분기 만에 1천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한미반도체의 지난해 1분기 매출액은 265억원에 머물러 전년 동기 대비 58.0% 감소했는데, 올해는 벌써 지난해의 4배를 웃도는 매출 실적을 올렸다.
반도체 수율 향상 장비를 개발하는 경기 용인시 (주)저스템도 최근 신규 수주를 성사했다. 저스템은 지난달과 이달 초 두 차례에 걸쳐 2세대 습도제어장치 JFS를 납품했다. 습도제어장치는 반도체 웨이퍼를 보관하는 장비 내부의 습도를 1% 이하로 낮춰 웨이퍼의 오염을 최소화하는 기능을 한다.
지난 2016년 1세대 습도제어장치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세계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했던 저스템은 JFS를 통해 지난해 22% 감소했던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인천 서구에 본사를 둔 반도체 화학물질 제조기업 (주)동진쎄미켐은 신시장 개척에 성공했다. 동진쎄미켐은 HBM용 웨이퍼의 표면을 평탄하게 깎는 연마제를 개발해 이달부터 SK하이닉스에 납품하고 있다.
이처럼 반도체 소재·장비 기업의 수주가 확대되는 배경에는 HBM 수요가 세계적으로 급격히 늘어난 영향이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트랜드포스는 지난 18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글로벌 D램 매출액을 842억 달러로 추산했는데, 이 가운데 HBM 매출액이 20.1%(169억 달러)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의 경우 HBM 매출액 비율은 D램 전체 매출액(518억 달러)의 2.6%에 머물렀으나, HBM 시장의 90%를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본격적으로 생산량을 늘리면서 매출 규모도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HBM 수요 증가는 반도체 장비 시장 확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지난 20일 공개한 팹(Fab) 전망 보고서를 보면 올해 반도체 장비 시장 매출 규모는 지난해(1천9억 달러)보다 4.4% 증가한 1천53억 달러로 나타났다. 내년 매출 규모는 사상 최고 액수를 경신할 것이란 전망이다.
하나증권 김규상 연구위원은 "AI(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HBM과 같은 고성능 반도체의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미세화와 후공정 기술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만큼 소재·장비 기업의 추가 수주가 지속될 예정"이라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HBM(고대역폭 메모리) 봇물' 경인 반도체 소부장 수주 러시
입력 2024-03-26 19:41
수정 2024-12-0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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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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