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책정 안건 소식에 '내부 반발'
올 용지매각 목표 7545억 '반토막'
2027년 4조6천억 부족 부채 빨간불
사옥 서구 이전으로 '재정 타격'도

부동산 경기 악화와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 경색 등으로 iH(인천도시공사) 자금난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가 520억원의 배당금을 책정해 iH가 반발하고 있다.

iH는 28일 제275회 이사회를 열고 배당금 지급(520억원) 안건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현재 4조원의 빚을 떠안고 있는 iH는 검단신도시 분양 등으로 당기순이익이 발생하면서 최근 수년간 인천시에 배당금을 줬다. 2021년 342억원을 시작으로 2022년 1천300억원, 2023년은 600억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iH의 자금 경색이 본격화할 것으로 분석되면서 배당금 지급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iH 재정 수익 상당 부분은 개발사업에 따른 용지 매각으로 충당한다. 올해 용지 매각 목표액은 7천545억원 규모로 2023년 1조1천240억원, 2022년 1조5천666억원의 절반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 실질적으로 얼마나 땅이 팔릴지도 미지수다.

iH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용지 매각 규모가 계속 줄어들 경우 2025년 현금 부족액은 4천400억원에 이르고 2027년이 되면 4조6천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른 부채 비율도 정부 관리 기준인 200%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4·10 총선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될 iH 사옥 이전도 재정 문제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는 현재 남동구 만수동에 있는 iH 사옥을 서구 루원복합청사로 이전시킨다는 방침이다. iH는 루원복합청사 이전을 위한 토지 매입 비용 등으로 3천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만수동 부지 매각 추정 가격은 약 400억원에 불과해 재정에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내다봤다.

iH는 인천시가 추진하는 '제물포 르네상스' '동인천역 일원 복합개발사업' '로봇랜드 조성사업' 등에도 신규로 참여하고 있다.

iH 관계자는 "인천시의 무리한 배당금 요구와 주요 개발사업 떠넘기기가 도를 넘었다"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iH 자력으로는 현재 재무 상태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시 관계자는 "배당금 지급은 iH 이사회에서 의결할 사안으로 인천시가 관여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