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장 후보들은 경제논리상 '서민지향'이라는 점에서 다소 공통점을 갖는다. 그렇지만 정치적 성향에서는 과거 경력 등에 따라 차이점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민주노동당이나 사회당 후보들이 비교적 동일화된 정치적 성향이나 이념을 지니고 있는 반면 한나라당과 민주당, 녹색평화당 후보는 각종 사안과 관련해 다소 다른 성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 후보들은 특히 지방화가 이뤄지기 위해선 정치 일각에서 빚어지는 보수와 진보, 혹은 이념적 갈등보다는 시민 주체적인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여 '이념적 재단'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래도 구태여 분류한다면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의 경우 '중도적 온건개혁'을 정치 노선으로 내걸고 있으며, 3선개헌 반대운동에 앞장섰던 전력을 갖고 있는 민주당 박상은 후보는 '자유시장 경제원리' 등이 포함된 '온건 개혁'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녹색평화당 신맹순 후보는 대미종속관계를 집요하게 지적하는 등 진보쪽에 무게가 실리는 '개혁성향'을 드러냈다. 노동 및 학생운동을 하면서 모두 5번이나 옥고를 치른 민주노동당 김창한 후보는 '진보세력의 연대'를 주장했고, 사회당 김영규 후보는 자본주의를 극복하고자 하는 '사회주의' 운동의 개념을 갖고 있는 등 두 후보 모두 진한 진보적 색채를 냈다.
이런 분석과 관련해 한나라당 안 후보는 “중산층을 강화하고 서민들을 보호할 목적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부단한 자기개혁을 단행하는 이념적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그는 '중도적 온건개혁'을 정치노선으로 삼고 있는 편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정치권 일각에서 일고 있는 보수와 진보 혹은 좌우 이념적 갈등은 이념정치가 발달했다는 서구 선진국가에서도 퇴색하고 있는만큼 이런 내용을 추구해 나갈 것이 아니라 국민 대다수가 어떻게 하면 현재보다 삶의 질이 나아질 수 있는 가에 있다”고 강조했다. 지방선거가 정치적 측면보다는 행정적·경제적 측면이 더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는 차원에서 지금처럼 정치적 목적에서 이념적 문제가 부각되는 것은 지역발전에 역행할 우려가 높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민주당 박 후보는 연세대 재학 당시 총학생회 부회장으로 3선개헌 반대운동에 앞장섰던 전력을 갖고 있어 다소 진보적인 성향을 보이긴 하지만 지방선거에선 이런 정치적인 색깔보다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의 마련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그의 성향은 다분히 온건개혁적인 내용을 갖추고 있으며 '자유시장경제원리'를 우선한다는 입장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특히 대한제당사장으로 있을 때 거의 대부분의 기업에서 감원 및 구조조정 바람이 불던 IMF관리체제 아래서도 “엄동설한에 한 식구들을 길거리로 내 몰 수 없다”면서 무감원·무감봉·무분규의 '3무 경영신화'를 만든 경험을 내세우며 자본가와 노동자의 '상생'의 원칙을 고수했다.
녹색평화당 신 후보는 비교적 개혁 성향이 두드러지는 듯한 인상을 보였다. 그는 “발전을 위해선 각종 개발정책이 마련되어야 하지만 그로인해 철거민 등 저소득 계층이 애환을 느껴선 안된다”며 “무분별한 개발은 억제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국정부의 대미종속관계가 심화되고 있다”면서 “부평미군기지 이전 등의 비용을 한국정부에 떠 넘기려는 미국정부의 오만과 그 이전비용을 한국정부가 부담하려는 대미종속 자세를 하루속히 해소해야 할 과제”라며 '민족자주'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민주노동당 김 후보는 학생운동시절 2번, 인천지역에서 노동운동을 하면서 3번 등 총 5번이나 옥고를 치른 경험을 갖고 있다. 그래선지 그는 “노동자와 민중이 주인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을 이념적 요체로 삼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민중 주체의 정치와 민주적 경제체제를 통해 인간적 가치를 실현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세상을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사회적 약자가 동등한 권리를 갖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진보세력의 연대를 주장했다.
사회당 김 후보는 “역대 정권은 재벌과 기득권층의 이익에 충실히 봉사해 왔다”면서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민중이 생산을 책임지고 있으며 사회의 진정한 주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를 다른 사람들이 '사회주의'라 부른다면 피할 생각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사회당의 '사회주의'는 대안사회에 해당되는 개념이 아니라 자본주의를 극복하고자 하는 운동의 개념”이라면서 “구 소련, 동구권, 중국, 북한 등에서 실현되었던 사회주의는 이념적 지향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지역현안 견해
인천은 전형적인 항구도시다. 하지만 정작 시민들은 인천이 '바다없는 도시'라고 부른다. 그 것은 바다를 둘러싸고 설치된 해안 철조망으로 바다를 접할 수
[선택 6·13 - 인천시장후보를 해부한다] 경제논리는 다소공통점 정치적성향은 차이뚜렷
입력 2002-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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