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에 걸렸다 녹은 손끝이 까맸다. 겨우내 한파 속에서 1인 시위와 출근길 인사로 팻말을 들고 서 있었던 탓이다. 천둥 번개가 치던 날도, 폭설이 내린 날에도 하기로 했으면 망설임조차 없는 것이 그의 신념이자 여태껏 살아온 방식이었다.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일상에선 파란색 스머프 운동화를 신고 귀여움을 발산하는 반전 매력의 소유자. 남북관계 얘기가 나오면 진지한 눈빛으로 평화를 역설하다, 끝나면 막걸리 한잔에 친근한 동네 아저씨로 변해 호탕하게 웃는 더불어민주당 의정부을 이재강 후보 이야기다.
“혹자는 저를 선거 끝나면 갈 부산 사람이라고 하지만, 저는 의정부를 떠날 생각이 없습니다. 그동안 만난 의정부 시민들과 쉽게 이별할 수도 없고, 앞으로 평화와 경제의 중심지가 될 의정부의 잠재력을 믿습니다. 정권 심판으로 급한 민생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경기북부 중심도시의 국회의원으로서 경원선 복원 등 평화협력 시대를 여는 중요한 일들을 추진하고 싶습니다.”
그는 본인이 꼭 당선되야 하는 이유가 의정부를 발전시켜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북부의 경제를 번영시키고, 규제를 풀려면 경기도 평화부지사 출신인 자신의 경험과 능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경기북부와 의정부는 수도권과 접경지역이라는 점 때문에 중첩 규제를 받고 있어 발전이 더딥니다. 그러나 수도권 규제 완화가 국회에서 논의된다고 한들 남북 접경지역이라는 사실만큼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래서 수도권 규제 완화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남북 접경지역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논의 자체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현 정권의 남북 강대강 기조가 지속된다면, 수도권 완화 정책의 실효성은 더욱 떨어질 것입니다. 저는 경기도에서 평화부지사로 일하며 남북평화가 우리 대한민국에, 특히 경기북부에 어떠한 경제적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검토해 왔습니다. 제 결론은 그렇습니다. 평화는 돈이 됩니다. 평화는 우리 경기 북부의 경제를 번영시킵니다. 남북이 서로 항구적인 평화를 구축하고 경제적인 상호 의존도를 높이게 된다면 우리 경기 북부는 지금처럼 위가 장벽으로 가로막힌 곳이 아니라 동으로는 강원도와 서로는 서울 및 인천 등의 대도시권을 이어주고 남으로는 경기 남도와 북으로는 한반도와 유라시아를 이어주는 그 길 목에 위치하는 사통팔달의 요지가 됩니다. 즉, 경기 북부 지역의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내부적으로 수도권 규제 완화 함께와 대외적으로는 남북의 평화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평화부지사를 역임한 제가 지역 발전의 적임자 아니겠습니까?”
이 후보는 최근 이재명 대표의 발언으로 다시 논란이 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문제도 평화에 방점을 둔 추진 의지를 보였다.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의 문제가 아닌 실질적 발전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게 이 후보의 입장이다.
“저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서 한발 더 나아가 평화특별자치도 신설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이는 단순하게 경기북도로 분도하자는 개념과는 매우 다른 개념입니다. 최근 이재명 당 대표가 의정부 기자회견을 통해 말씀하신 내용도 같은 맥락입니다. 단순히 행정구역을 분할한다면 경기북부에 재정적·산업적 여건에서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평화특별자치도로 승격되면 수도권 정비계획이나 개발제한구역 조정, 상수도 개발제한 등의 규제를 완화시킬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뿐만 아니라 접경 지역이라는 특수성을 활용해 평화를 경제적 가치로 전환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국민의힘이 서울 편입과 경기북부 분도를 함께 거론하는 것은 부동산 투기 심리를 자극하는 총선용 포퓰리즘 공약에 지나지 않습니다. 경기북부 분도는 결코 작은 이슈가 아닙니다.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일도 아닙니다. 북부의 재정 문제, 산업기반 확충 등 준비를 확실히 하고 주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혹 발생할 수도 있는 우려를 검토하고 또 검토해서 세밀한 설계 아래 추진되어야 합니다. 이재명 대표나 저나 제1야당으로서 큰 책임감을 가지고 분도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후보는 지역 현안들에 대해선 ‘주민 의견을 반영한 문제 해결’ 의지를 강조했다. 고산동 물류센터, 장암동 도봉면허시험장 이전 문제 등은 모두 주민들의 목소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고산동 물류센터 문제에 있어 우선 저는 주민들의 의견에 반해서 개발사업을 추진하면 안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정책 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입니다. 국민의힘 김동근 시장은 고산물류단지 백지화를 공약으로 하며 현재의 시정을 이끌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백지화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김 시장이 공약이행을 하지 못하고 있는 사유를 정확히 알고 그 내용들이 충분히 공유가 되어야 재구조화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를 할 수 있습니다. 물류센터 백지화 문제는 예,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는 의제가 아닙니다. 도봉면허시험장 문제도 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는 의정부시가 주민들의 의사에 반해 독단적으로 처리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수락리버시티 문제는 당장 행정구역과 생활권역이 불일치에서 오는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해야 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행정구역 조정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절차가 복잡하고 지자체 간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주민들의 불편을 그냥 두고 보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불편사항에 대한 우선순위를 선정하고 이를 광역행정의 관점에서 다시 한번 서울시·노원구와 면밀하게 논의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