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검찰 방어 급급 정책엔 소홀
조국혁신당 열풍 "뚜껑 열어봐야"
후보자들에 "낮은 자세" 신신당부
22대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경인일보 등 전국 9개 유력 일간지로 구성된 한국지방신문협회는 4·10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을 돕고, 지역 현안에 대한 공약을 점검하기 위해 양당의 선거대책위원장을 초청, 인터뷰를 진행한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총선 전략부터 들어봤다. → 편집자 주
기호 1번 후보들의 생사에 총 책임자가 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최근 선거 판세 낙관론에 대해 손사래를 쳤다. 기자들이 "민주당이 너무 이겨버리는 거 아니냐"고 하자 "그런 일은 없다. 절대로 그런 일은 없다"고 극구 부인했다.
김 선대위원장은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22대 국회 구성에 총력을 다하는 민주당 지도부의 조심스러움이 인터뷰하는 1시간 내내 손짓과 억양으로 드러났다.
■ 여론을 악화시킨 건 '물가'
김부겸 위원장은 '강한 정권심판론'의 배경으로 "정치적 문제도 있지만 주로 물가문제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저야 워낙 어려운데서 선거를 치르는데 단련이 된 셈인데, 시장가면 상인들이 거침없이 얘기한다. '이꼴을 해놓고도 정치하는 분들이…' , '정말 너무해요' '이래 갖고 지금 어떻게 살겠어요?' 라고 한다. 고물가, 고금리로 고생한 분노를 표시하는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해결되지 못한 민생고는 정부여당을 향한 '심판론'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여론이 민주당에 따뜻하지 않다. 김 위원장은 그점 또한 "아프다"고 표현했다.
그는 "민주당이 손에 딱 잡히는 것을 못 줬다는 반감도 있다. 그런 차에 조국혁신당이 등장하니 지지자들이 열광하는 것 같다"고 했고, "그동안은 감사원과 검찰을 앞세운 정권을 상대로 생존과 방어에 급급했다. 정책과 대안 제시에 아무래도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에 국민의 삶이, 민생이 도탄에 빠졌다. 야당 책임도 있다. 국민께 죄송하다"는 메시지도 남겼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은 "그래도 이건 확실하다. 민주당과 그 비례정당의 의석수가 여당보다 단 1석이라도 많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가 위험한 것도 민주당 표가 나뉘어 결국 국민의힘이 1당이 되면 국회 운영의 힘이 여당에 넘어간다는 우려다.
■ 조국혁신당 열풍은 '검찰개혁'에 대한 열망
조국혁신당이 민주당에 주는 의미는 여러 측면에서 검토할 수 있다. 먼저 김 위원장은 조국혁신당의 정치적 의미에 대해 "검찰개혁에 대한 강한 기대감"과 "지금 윤석열 정부가 검찰독재를 하고 있다는 강한 문제의식"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검찰에 대한 국민적 불신은 총선 이후에 더 거세게 제기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지민비조'로 인해 민주당 지지층 나눠 갖기는 아닐까. 김 위원장은 "마이너스, 플러스 효과가 같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 당원이나 지지층 중에서 조국혁신당을 찍는 건 마이너스지만, 이번에 정부여당에 한번 경고를 해야겠다는 무당층이나 젊은 지지층이 투표장에 나오는 것은 플러스 효과"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의석수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 없을 때 얻을 의석수와 있을 때 얻는 의석수 간에 어떤 차이가 있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고도 했다.
■ "우리가 배출한 단체장이 하겠다는데 당연히 뒷받침해야죠"
민주당 소속의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추진해 왔지만, 정작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를 반대하는 뜻을 최근에도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경기북도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밝히겠다고 했지만, 아직 발표된 것이 없다. 김 위원장에게 민주당의 입장이 뭐냐 물었다.
그는 "지금 현재는 당에서 그 문제에 대해 정확하게 이야기를 하신 거는 우리 김동연 지사님이다. 김 지사님이 우리 지역민들의 이야기를 좀 모아보겠다고 분명히 말씀하셨다. 그건 추진하겠다는 뜻이죠. 민주당은 지역균형발전과 함께 봐야 하지만, 어쨌든 우리가 배출한 단체장이 그런 의지를 갖고 한다는데 당연히 그걸 뒷받침해야한다"고 말했다.
■ 이재명 대표와의 호흡
두 상임선대위원장의 색깔이 다르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후보들에게 공천장을 수여하던 날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안산갑 후보인 양문석과 얼굴을 붉히며 마주선 사진은 마치 '비명의 수장'을 보여주는 상징처럼 남아 있다.
그는 이 대표와의 호흡을 묻자 '역할분담'으로 답했다. 김 위원장은 "공천이란 것도 누가 받으면 못 받는데, 이들을 다독이는 역할을 내가 하려 했다"면서 "이 대표가 지지층, 내가 중도층을 설득하는 역할을 맡는 걸로 분담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인터뷰 마지막 발언으로 후보자들에게 "절대로 국민들은 한 두가지 요인으로 저희들한테 지지를 보내거나 표를 주지 않는다"면서 후보자들에게 '낮은 자세'를 신신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유권자에게도 당부 말씀을 남겼다.
"4년마다 총선이 있음으로써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왔다"면서 "이번에도 주권자인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주시고, 저희들이 주장한 심판론이라는 게 설득력이 있다면 좀 도와주십시오. 의회만큼은 대통령의 폭주를 견제할 수 있어야 하지 않느냐 하는게 제 간절함입니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