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지하철보다 빠른 속도 느껴져
모니터에 170㎞/h 뜨자 KTX 탄 듯
동탄~성남 14분, 동탄~수서 21분
“4천원대에 이렇게 빨리” 승객 호평
“수서행 열차가 잠시 후 도착합니다”
30일 오전 11시 30분께 동탄역. 고속 열차인 SRT가 운행되는 이곳 지하 5층에 전에 없던 개찰구가 보였다. 이날 운행을 시작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A 탑승을 위한 곳이었는데, 승객들이 끊임없이 몰려왔다. 개통을 기념하려는 듯 연신 사진을 촬영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GTX-A 탑승 장소는 지하 6층 SRT 승강장 바로 옆이었다. 열차는 출근 시간대인 오전 7시부터 8시까지만 4대가 운행될 뿐, 보통은 1시간에 2~3대가 약 20분 간격으로 배차됐다.
이날 오전 11시 36분 열차에 탑승해 수서역으로 향했다. 수백 명의 인파가 한 번에 총 8량 규모 차량에 올랐고, 좌석은 금세 가득 찼다. 열차 내부에서도 기념 촬영을 하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좌석은 지하철처럼 배치돼있었는데 차량 폭은 일반 지하철보다 확연히 넓었다. 이날 개통한 구간은 동탄에서 수서까지 34.9㎞ 구간. 구성역이 오는 6월에 개통해 아직은 동탄역과 성남역, 수서역에서만 정차할 수 있다.
동탄역을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까진 일반 지하철과 다름 없는 속도로 가는가 싶더니, 어느새 한층 빨라진 게 체감될 정도로 속도가 올라갔다. 열차 내 모니터엔 달리는 GTX-A의 속도가 표기됐는데 170㎞/h를 넘었을 땐 마치 KTX에 탑승한 것 같은 흔들림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소음이 비교적 크지 않았고 서있는 상태였음에도 불안할 정도로 흔들림이 크진 않았다.
최고 속도 171㎞/h로 달려 불과 14분 만인 11시 50분에 성남역에 도착했다. 성남역에서 수서역까진 한 정거장 떨어져있어 7분 만인 11시 57분께에 닿을 수 있었다. 다만 성남역에서 수서역을 향할 땐 최고 속도가 130여㎞/h로 다소 낮아졌다. 총 21분 만에 동탄역에서 수서역까지 갈 수 있었다. 수서역에서 동탄역으로 올 때도 21분이 걸렸다.
SRT를 이용하면 동탄역에서 수서역까지 17분가량이 걸리는데 GTX-A는 4천450원, SRT는 일반석 요금이 7천400원임을 감안하면 더 저렴하다. 이날 성남역의 경우 GTX-A는 물론 경강선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천이나 여주에서도 성남역을 통해 GTX-A나 SRT를 이용하기가 한결 수월해진 것이다.
승객들은 호평했다. 아이와 함께 GTX에 탑승한 한 승객은 “아이가 타보고 싶다고 해서 체험할 겸 탑승해봤다”며 “흔들림 같은 게 불편할 정도로 느껴지진 않는다”고 했다. 다른 승객은 “서울에 갈 때 광역버스를 타도 3천원 가까이를 낸다. 4천원대에 이렇게 빨리 간다면 매일 타도 좋을 것 같다. 빨리 다른 구간도 개통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GTX-A 수서~동탄 구간 이용객은 이날 오전 5시 30분 운행을 시작한지 12시간 만에 8천480명을 기록했다. 이는 정부가 예측한 하루 평균 이용객인 2만1천522명의 40% 수준이다.
첫차가 운행된 오전 5시 30분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성해 국가철도공단 이사장 등이 동탄역에서 수서행 첫차를 타는 승객들에게 기념 선물을 전달하는 한편, 첫차에 함께 올라 승객들과 소통했다. 박 장관은 “GTX 첫 열차와 함께 출·퇴근 30분 시대가 출발한다. 그간 70분 이상 걸리던 수서~동탄 구간을 단 20분이면 갈 수 있는 교통 혁명이 이제 시작됐다. 앞으로 우리 삶도 크게 변화할 것”이라며 “GTX-A 남은 구간뿐만 아니라 다른 GTX 사업들도 보다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