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격전지를 가다] 송옥주 vs 홍형선
송, 하던일 연속해야… '3선의 힘' 강조
"尹정권 사과할 줄 모르고 가족만 챙겨
분위기 좋아 큰 표차 이길것으로 보여"
홍 "기아차앞 150만평 미래車산단 조성
수원군공항 예비이전 후보지 낙인 뺄것
4~5일 데드크로스… 중도층 모여 승리"
22대 총선에서 화성갑에는 몇 가지 구도가 생겼다. 다선 대 초선, 여성 대 남성이라는 기존 구도에 더해 진보당과 단일화에 성공한 정권심판론 대열과 동탄과 비교해 소외되고 있다는 주민들의 분노에 기반한 기존정치권 심판이 그것이다.
지난 29일 우정읍 소재 조암농협 앞, 조암시장 입구는 양측의 선거 프레임을 한번에 볼 수 있는 장소였다.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후보에 이어 국민의힘 홍형선 후보가 잇달아 유세를 벌였다. 비가 내렸지만 5일장이 서는 날을 후보들이 놓칠 리 없었다.
송옥주 후보는 11시로 예정돼 있던 유세를 앞당겨 시작했다. 그의 인사말은 늘 "화성의 딸"이다. 조암은 더 관계가 깊은가보다.
그는 "조암의 딸이다. 전 화수리 송가(家)이다. 장안면 석호리에서 태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동네를 잘 알고 고향을 잘 알고 주민과 소통을 잘 하고, 했던 일을 연속적으로 해야한다"며 '3선의 힘'을 강조했다. 그는 재선 의원으로 이번에 당선되면 3선 의원이 된다.
정권심판론에서는 정치이슈가 아닌 장바구니 생활 물가가 등장했다. 송 후보는 "IMF도 견디고 코로나도 견뎠는데, 윤석열 정권은 못 견디겠다고 한다"면서 "왜 그러냐. 대통령과 정부가 국민을 사람취급 안한다. 대파 한단 875원이라 한 것, 그냥 사과하면 끝나는데 죽어도 사과를 안 한다. 뭘 잘못하면 사과를 해야 하는데 사과할 줄 모르고 국민은 없이 가족만 챙긴다"고 비판했다.
시간이 11시30분을 넘어서자 길 건너편에서 기다리던 국민의힘 홍형선 후보의 차량이 조암시장 입구로 다가왔다. 드디어 자리를 차지한 홍 후보 측은 곧바로 후보를 앞세웠다.
스스로를 '화성 서신 사람'이라고 소개한 홍 후보는 "저는 우정 장안에서 희망을 만들기 위해 정치를 한다. 국회의원이 할 일은 앞으로 30년, 50년, 100년의 먹거리를 만들어 내는 기반을 닦는 일이다. 기아자동차 앞에다 150만평 미래 자동차 산업단지를 만들 수 있다. 물류의 중심이 되는 도시, 자동차의 중심이 되는 도시, 이것이 저의 정치인으로서 꿈이다"라고 소리쳤다.
화옹지구에 경기국제공항 건설(수원군공항 이전사업)을 두고 송 후보도 도마에 올렸다. 홍 후보는 "(송옥주 의원이) 국방위 간대놓고 가서 뭐 했나. 맨날 피켓만 들었지 뭐 했나"라며 "저는 당선돼서 거기에 있는 예비이전 후보지 낙인을, 주홍글씨를 빼버리겠다"고 외쳤다.
송 후보는 무대 위에서 음악에 맞춰 몸을 가볍게 흔들었고 홍 후보는 무대 위에서 로커(rocker)처럼 질렀다. 관록과 처절함이 대비되는 모양새이기도 했다.
선거는 각 진영의 결집이 바탕이다. 민주당 송옥주 후보는 선거대책위원회에 경선에 도전했던 예비후보 3인을 담고, 거기에 단일화한 진보당 홍성규 후보까지 힘을 한데 모으는 데 성공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공천심사를 받았던 배강욱 전 민주당 전국노동위원회 상임부위원장과 홍경래 전 경기농협본부장, 김홍성 전 화성시의장이 선대위 공동위원장 명함을 팠다. 여기에 이 지역에서 일정 비율로 표를 받아온 진보당 홍성규 대변인까지 4인의 공동선대위원장이 각각 혹은 같이 선거유세에 나선다. 지역 투표가 '맨투맨(man to man)'으로 표를 얻는 경우가 많은데, 각 영역의 유지를 내세워 이에 대한 채비를 한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 홍형선 후보 캠프에는 보수가 집결했다. 전 시도의원은 물론, 서청원 전 의원의 세력까지 가세했다. 이들은 각 지역별 담당자가 됐다. 우정장안은 최지용 전 도의원이, 남양권은 최진웅 전 시의원이, 향남권은 우호철 전 화성시문화원장이 맡고 각각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선거대책본부장은 서청원 전 의원의 보좌관이었던 조정현 전 시의원이 하고 있다.
양측은 현안에서도 의견이 대립됐다. 국민의힘이 쏘아올린 동탄 '분시'에 대해 민주당 송옥주 후보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는 "화성 서부의 경우 풍부한 생태·문화·관광자원과 튼튼한 산업 기반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정주 여건과 각종 기초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 이 상황에서 분시가 되면 우리 화성 서부권은 향후 세수 감소와 재정력 약화 등으로 투자 여력이 크게 떨어져 지역이 가진 장점도 살리지 못하고 단점은 더더욱 제대로 보완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반면 국민의힘 홍형선 후보는 '화성 서부 지역의 소외감'에 불을 붙이고 '불균형발전 해소책'으로 분시가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월 내국인 기준으로 94만8천명이 화성시에 살지만, 전체 면적 764만1천502㎡ 중 81.8%를 차지하는 화성갑에는 인구가 27.5%에 불과하다. 그러니 모든 정치인들이 면적은 18.2%에 불과하고 인구는 72.5%가 모여사는 동탄에 집중해 화성갑 지역이 낙후 돼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지역의 독자적인 발전을 꾀하기 위해 분시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홍 후보는 "정치적 유불리 없이 (토론에) 올려놓은 것이다. 중지가 모이면 입법으로 추진하겠다. 대중영합주의는 어림도 없는 말"이라고 반박했다.
화성갑 지역은 언론에 공개되는 여론조사가 진행된 적이 없다. 선거 판세에 대해 송 후보는 "분위기 좋다. 큰 표차로 이길 것으로 본다"고 했고, 홍 후보는 "바닥은 2주 전부터 지펴지고 있다. 4월 4~5일이면 데드크로스가 생길 것"이라며 "보수는 물론이고 중도층도 우리 캠프로 향하고 있다"고 두 후보 모두 승리를 자신했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