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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전이 과열되면서 여야 정당들이 후보 리스크에 휘청거리고 있다. 여론의 단골 비판 소재인 부동산 투기와 편법 증여 의혹이 대표적이다. 여당에선 장진영(서울 동작갑)·박덕흠(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후보가,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공영운(경기 화성을)·양문석(경기 안산갑)·박민규(서울 관악갑) 후보 등이 각종 부동산 의혹으로 표심을 흔들고 있다.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의 박은정 후보는 남편인 이종근 전 검사장의 전관예우 의혹이 논란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후보들은 이들만이 아닐 것이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 이들 후보의 의혹들을 수사할 수는 없지만 불법성 유무와 관계없이 국민을 대표하겠다고 나선 이들이 국민 일반의 평균 수준에도 못 미치는 의혹을 안고 선거에 임한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들이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의혹의 진상을 밝히지 못하고 넘어갈 공산이 크다. 2021년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집단 투기 의혹이 불거졌을 때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은 다수 의원들이 의원직 사퇴, 제명, 경찰 수사를 받았다.

일차적으로 이러한 의혹이 있는 후보들을 걸러내지 못하고 공천한 정당들에 문제가 있다. 민주당은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의 부동산을 당에 허위신고한 세종갑의 이영선 후보의 공천을 취소한 바가 있다. 여야는 지금이라도 탈·불법 의심 후보들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거쳐 법적으로 문제될 소지가 있으면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 이러한 의혹을 국민이 표로 검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설령 당선된다고 해도 탈·불법 행위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재판 당사자인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가 22대 국회에서 입법 권력을 장악한다면 여야의 극단적 대립은 역대 최악이라는 21대 국회를 능가할 게 뻔하다. 다수 야당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이나 개헌으로 압박하고, 여당은 야당 대표들의 사법 리스크로 각을 세우는 정쟁이 일상화될 것이다.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민주당 등 야권이 우세한 현재의 판세로 볼 때 이런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대통령 및 여당과 야당 대표들이 정쟁으로 정국을 좌지우지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흠결이 있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되어 국민보다 당리당략을 대의하는 현실도 이에 못지않게 온당치 못한 일이다. 불과 9일 후면 선거지만, 여야가 그나마 국민 대표성을 인정받으려면 명백한 탈·불법 후보들의 공천을 취소하는 결단을 내려야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