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미쳤다 소리 절로" 호소
유권자 여론조사, 물가 최대 관심
4·10 총선 국면에서 대파 등 채소가격 상승세가 화두에 오른 가운데 양배추 가격도 크게 치솟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대파는 정부 지원 등이 맞물려 저렴하게는 800원대로 구매할 수 있는 반면, 도매가격은 1년 전보다 2배 가까이 올라 그 수준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최근 양배추 가격이 나날이 오르고 있다.
지난 2월 29일만 해도 한 통(1포기·상품)에 3천824원이었던 양배추의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달 29일엔 5천301원까지 상승했다. 40% 가까이 오른 것이다.
지난달 29일 기준 최고 가격은 7천990원까지 치솟았다. 도매가격 역시 크게 뛰었다. 수도권 주요 도매 유통 시장인 가락시장의 양배추 가격은 지난달 1일엔 8㎏ 상품이 5천28원이었는데, 지난 30일엔 2.7배가 비싼 1만3천668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가격 오름세는 지난달 양배추 주산지인 제주·전남지역에 비가 많이 내리는 등 기상 악화로 작황이 부진했던 점이 주된 요인이다.
일반 소비자들은 물론,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는 추세다. 대파와 더불어 양배추 역시 음식점에서 주요 식재료로 쓰이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요새 채소가격이 너무 비싸서 재료 값이 많이 든다" "'미쳤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등의 하소연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총선 이슈로까지 부상한 대파 가격은 유통 채널에 따라 차이가 크다. 지난달 29일 기준 가장 저렴하게는 한 단(1㎏)에 875원에 판매되고, 비싸게는 4천150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그나마 정부 지원 등이 더해져 최고 가격이 6천488원까지 치솟았던 지난달 1일 상황과 비교해보면 나아진 추세다.
도매가격도 지난달 1일(3천104원·상품 1㎏ 기준)과 비교하면 지난달 30일 2천205원으로 다소 낮아졌지만, 1년 전인 지난해 3월 30일 대파 1㎏ 가격이 1천406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과일·채소 가격은 다른 국가와 비교해도 높은 편이다. 주요 국가의 가격 통계 비교 사이트 넘베오에 따르면 1일 현재 우리나라의 사과 가격은 ㎏당 6.79달러로 세계 주요 96개 국가 중 가장 비싸다. 양파 가격은 미국 다음으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 물가가 유권자들의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3~26일 전국 격전지 6개 선거구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과일값 등 물가 인상을 최대 관심사로 꼽았다.
6곳 중엔 하남갑과 화성을도 포함돼 있었는데 선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하남갑에선 28%, 화성을에선 27%가 물가 상승이라고 답했다.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