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온·오프라인 유통사]
정용진 신세계회장 승진 이후 17일만에 구조조정
죽전점 리뉴얼·식료품 전문 초저가 할인마트 선봬
올해 31살이 된 이마트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사 희망퇴직'을 단행한다. 오는 12일까지 신청을 받는데, 경기도내 이마트 매장이 적지 않은 만큼 노동자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동시에 이마트는 죽전점을 리뉴얼해 새로운 식품 특화 매장을 선보이는 등 기존 점포의 경쟁력을 강화해, 지금의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마트는 지난달 25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희망퇴직을 공지했다. 지난달 8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승진 이후 17일 만에 이뤄진 구조조정이다.
밴드1(수석부장)~밴드3(과장) 인력 중 근속 15년 이상인 인력을 대상으로 오는 1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신청자에겐 법정 퇴직금과 특별 퇴직금을 함께 지급한다. 특별 퇴직금은 월 기본급의 40개월치다. 이와 별도로 생활지원금 2천500만원, 직급별 최대 3천만원에 달하는 전직 지원금도 지급키로 했다.
업계에서는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이마트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희망퇴직 카드를 꺼냈다고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 기준 지난해 이마트는 469억3천543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마트가 70.5%를 보유한 신세계건설의 대규모 적자와 오프라인 시장 악화 등 때문이다. 이마트의 온라인 플랫폼인 지마켓, SSG닷컴도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CEO 메시지를 통해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게 됐다.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이번 조치를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노조의 반발은 거세다. 이마트 노조는 "산업이 전환되는 시점에 대처하지 못하고 시장도 선도하지 못했다. 회사가 어렵다는 상투적인 말이 아니라 냉철한 자기 반성과 분석이 우선돼야 제대로 된 처방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희망퇴직 단행에 따라 경기도 이마트·트레이더스 점포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관계자는 "희망퇴직을 실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규모는 아직 따로 파악하고 있지 않고 있다"며 "희망퇴직을 선택한 직원에겐 합당한 보상과 함께 새 출발에 대한 최선의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마트는 재도약을 위해 죽전점 등 기존 점포의 새 단장을 추진한다. 지난달 28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마트는 연내 최소 5개의 출점 대상지를 확보하는 한편, 새로운 형태의 그로서리 전문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식료품 전문 초저가 할인마트)를 선보이겠다고 했다. 또 죽전점 등을 미래형 쇼핑몰로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