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158)] 투석환자, 영양제 먹어도 되나?
혈액검사 수치 정상범위 아닐 땐
처방 통한 보조약물 복용은 도움
치료 목적 약재 아님을 명심해야
가끔 투석 환자나 보호자가 물어본다. '선물로 영양제를 받았는데 먹어도 되나요?' 혹은 '투석하면서 너무 체력이 떨어진 것 같은데 한약 먹어도 되나요?' 투석을 하면 제한하는 음식이 있기 때문에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하는 분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말기 신부전 환자들은 물도 마음껏 마실 수 없다. 더욱 영양제라면 주의가 필요하다.
말기 신부전이 되면 신장기능을 대체하기 위해 투석이나 신장 이식이 필요하다.
혈액 투석은 말기 신부전 환자의 신대체 요법 중 하나로 투석 기계에 환자의 혈액을 순환시키면서 혈액 속에 있는 노폐물과 과잉 축적된 수분을 제거한 후 다시 체내로 돌려주는 치료다.
혈액투석 환자는 투석 치료를 안 받는 기간 동안에 체내 노폐물과 수분의 과다 축적을 막기 위한 식이 조절이 필수다. 우선 염분, 수분, 칼륨, 인의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주로 소금을 통해 섭취하게 되는 염분은 부종, 혈압상승, 심장 건강 악화, 갈증 유발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김치나 젓갈, 라면, 국물이나 찌개 등의 음식 섭취를 지양해야 한다.
수분 역시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부종이나 혈압 상승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주의해야 하는 것에는 물뿐만 아니라 커피를 비롯한 음료, 아이스크림, 수분이 많이 포함된 여름철 과일 등도 포함된다.
인(치즈, 우유, 견과류, 탄산음료, 초콜릿 등)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장기적으로는 관절통이나 골대사 질환, 부갑상선 기능 이상 등의 질환이 생길 수 있으며, 체내 칼륨(바나나, 녹색잎 채소 등) 농도가 증가할 경우 사지마비나 부정맥, 심장마비 등 치명적인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식이 조절 및 투석만으로 혈액검사 상의 수치가 정상 범위 내로 유지되지 않는 경우, 주치의를 통해 인 결합제, 칼륨 결합제, 비타민 보충제 등의 보조약물을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 또한 도움이 될 수 있다.
면역력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인 투석환자들에게 주위에서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 환자나 보호자는 인터넷이나 유튜브에서 쉽게 의료정보를 찾을 수 있다. 유용한 정보도 많지만 검증되지 않은 정보나 과장된 정보도 많기 때문에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에 대해서는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꼭 알아둬야 할 사실은 영양제가 절대로 식이를 대신하거나 치료를 하는 약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영양제는 불규칙한 식사를 하는 사람들에게 영양 성분을 보충하는 효과가 있을 뿐이지, 몸에 좋다는 영양제 10개를 먹는다고 질병을 막거나 고치는 건 아니다.
혈액 투석 환자의 대다수가 고령층인데, 나이가 들수록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자연스럽게 여러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약물 상호작용으로 인해 건강에 대한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복용 방법이나 횟수에 대한 확인 역시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