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격전지를 가다] 이재정 vs 심재철


21대 총선, 李 1만1409표차로 초선 입성
5선 沈 후보, 설욕전에 네거티브 비판도

李 "헌법위 군림하는 대통령 혼내줘야…
안양교도소 이전 랜드마크 기업 유치를"

沈 "임기내 이전확정커녕 공약 못지켜…
당선되면 6선, 국회의장 돼서 요구할것"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후보가 지난달 31일 중앙공원에서 유세 중 횡단보도를 건너는 어린이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4.3.31 /후보 캠프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후보와 국민의힘 심재철 후보간 리턴매치가 벌어지는 안양동안을은 선거 후반으로 갈수록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길거리에는 유사한 공약들이 나부끼고 유세차에서는 네거티브 선거방송이 흘러나온다. 유권자들은 귀를 막기도 하고 당황스런 방송 내용을 물끄러미 지켜보는 등 이 지역 선거는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변호사이기도 한 민주당 이재정 후보는 지난달 28일 호계사거리 유세에서 유권자들에게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 헌법위에 군림하는 대통령을 따끔하게 혼내주는 선거"라며 "법 앞에 아무도 평등하지 않지만, 우리의 표는 평등하다. 그 무기를 써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 상대 후보를 염두에 두고 "부패한 정치, 구태한 정치 몰아내는 선거"라며 "80년의 봄, 민주화의 봄을 거꾸로 되돌려 서울역 회군시켰던 바로 그 정치인, 은퇴시키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심재철 후보
국민의힘 심재철 후보가 지난 1일 평촌역 인근 횡단보도 앞에서 주민들에게 지역공약을 전하고 있다. 2024.4.1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국민의힘 심재철 후보는 지난 1일 평촌역 사거리 유세에서 자신의 공약을 반복적으로 설명했다.

심 후보는 "평촌 학원가에 지하주차장을 건설하겠다. 안양시가 예산이 없어서 포기했던 사업이다. 국가 예산을 끌어와서 사업을 진행시키겠다"거나 "서울 신림동 서울대에서 관악산을 뚫고 종합운동장을 지나 평촌학원가 덕고개사거리까지 서부선 전철을 연장하겠다"는 등 지역공약으로 실리를 좇는 유권자 표심을 자극했다.

하지만 심 후보가 마이크를 잡지 않는 동안에는 유세차 대형 화면에서 한 유튜버가 제기한 의혹이 지속적으로 흘러나왔다. 심 후보 측 관계자는 "네거티브 선거전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유권자들의 알권리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달 29일부터 시작된 네거티브에 대해 이 후보는 "내부 여론조사를 국민의힘에서 했을 테니 조급한 마음이 드셨을 것 같다. 그러나 네거티브가 통하지 않는다는 건 여러 선거 경험으로 모두가 아는데 안쓰럽다"면서 "하지만 선을 넘는 행위에 대해서는 분명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선거전이 이같이 달아오른 데는 리턴매치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2020년 4·15 총선에서 이 후보는 심 후보에게 1만1천409표(12.42%) 차이로 이겼다. 5선의 심 후보가 초선 이 후보에게 패했던 것을 만회하는 설욕전이라 심 후보의 반격이 거칠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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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후보 측은 이번 선거 판세에 대해 "4년 전하고 비교하면 분위기 무척 좋다"면서 "선거운동 시작할 때 안양 3개 지역구 중 동안을에 보수 지지층이 많다는 점도 그렇고, 이종섭 장관 면직된 후 분위기가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고도 느낀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정권심판론'을 염두에 둔 듯 "이길 수밖에 없는 선거"라면서도 "안양동안을은 민도(民度)가 높아 정치효용감을 바탕으로 한 선택이 또렷한 분들"이라며 재선의원의 성과를 바탕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자신했다.

안양교도소 이전은 4년전 이 후보의 공약이었고,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었다. 지역의 염원은 이번 총선에서 공약으로 등장한 것을 너머 날선 선거운동의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공성전(攻城戰)에 나선 심 후보 측은 "4년 전 이 후보가 임기내에 안양교도소 이전을 확정시키겠다고 했다. 그런데 확정은커녕 MOU에서 더 발전도 안되고 있다. 또 된다 하더라도 전체 이전이 아니다. '법무시설 현대화 및 교도시설 이전'아닌가. 결국 재건축으로 완전 이전이 아닌 부분이전이다. 공약을 못 지킨 셈이다"라고 공세를 폈다.

이어 그는 "심 후보가 이번에 국회에 입성하면 6선이다. 국회의장을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힘 있는 큰 인물'이라는 우리 구호처럼, 대통령과 국회의장, 법무부장관 협의체에서 대통령도 공약했던 완전이전을 하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평촌교육특구를 만들어 교도소 이전 부지에 평촌국제학교를 유치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수성(守城) 중인 이 후보는 "힘 있는 후보이셨다면, 지역의 중요 이슈인데 당정협의하도록 그분이 더 힘을 실어주셨다면 어땠을까. 지금 교도소 이전을 두고 정부와 남은 줄다리기 중인데 일을 만들려 애쓴 사람의 노력을 폄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막아섰다.

이어 이 후보는 "약속드렸던것 대부분 현실화되면서 다음을 준비해야 하는 게 많다"면서 "안양에는 조세수익 확보를 위한 복안이 필요하다. 지금 그럴 여지가 있는 곳은 안양교도소 이전 부지다. 이곳에 랜드마크같은 기업을 유치하고, 공공부지를 최대한 확보해 도서관 문화시설 등 시민을 위한 시설이 들어와야 한다. 보다 구체적인 그림은 시민거버넌스를 구축해 안양의 다음 비전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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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재정, 심재철 후보.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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