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격전지를 가다] 김승원 vs 김현준 vs 정희윤
민주 金, 중도층 표심 잡기 '청년층 공략'
주민 소통 "동탄~인덕원선 조기개통 노력"
국힘 金, 인지도 끌어올리기 온가족 총출동
시장찾아 소상공인 세부담 완화 정책 알려
개혁신당 鄭, 수원유일 제3지대 후보 눈길
수원갑 선거구는 수성고 선후배간 빅매치다.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후보와 국민의힘 김현준 후보가 그 주인공들이다. 수원에서 유일한 '제3지대' 후보인 개혁신당 정희윤 후보도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김승원 후보는 '재선의 힘'을 강조하며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내세운다. 민생경제 파탄 등의 책임을 묻겠다는 것. 반면, 김현준 후보는 정치신인이지만 국세청장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역임했던 경력으로 '경제 전문성'과 '청렴성'을 강조하고 있다.
■ '장안의 일꾼' 김승원, '중도층 표심잡기' 나서
재선에 도전하는 김승원 후보의 과제는 '중도층 표심 잡기'다. 이에 김승원 후보는 청년층을 공략하기 위한 유세 운동에 힘을 쏟아붓고 있다.
김승원 후보는 지난 2일 오후 5시께 kt wiz와 KIA 타이거즈 경기를 보러 KT위즈파크를 찾은 시민을 만나기 위해 장안구청사거리를 찾았다.
응원팀의 유니폼, 응원도구를 들고 등장한 시민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기 시작하자 4년 동안 장안구를 위해 일한 김승원 후보의 면모가 드러났다.
사거리 횡단보도를 건너오며 김승원 후보를 보고 "파이팅!"이라고 우렁차게 외치는 주민도 있는가하면, 김승원 후보의 유세를 보러 왔다며 파란색 옷을 챙겨입고 나와 응원하는 주민도 있었다.
그 중 박모(24)씨는 김승원 후보에게 직접 다가가 "수성고 졸업생"이라고 소개하며 악수를 나눴다. 그러자 김승원 후보는 "수성고 몇 기 졸업생이냐"고 물으며 반갑게 인사했다. 박모씨는 "원래 김승원 의원님을 알고 있었지만 수성고 선배이셔서 명함을 받은 것"이라며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승원 후보는 유세차 위에서도 주민들과의 소통을 놓치지 않았다. 유세차 앞에 멈춰선 청년들을 향해 "어디서 오셨나? 어느 팀을 응원하러 오셨나? 오늘 3연전의 첫 날인가?"라고 물으며 응원의 말을 주고받았다.
김승원 후보는 연이은 선거 유세 일정으로 목이 쉬어버렸지만 끝까지 마이크는 놓지 않을 예정이다. 그는 "청년들이 정치에 무관심하지만, 청년들이 의사를 표현해줘야 한다"며 "청년층과 소통하기 위해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민분들께서 격려와 지지를 많이 보내주시는데, 특히 동탄~인덕원선을 정말 착공했냐고 많이들 물어봐주신다. 장안구의 오랜 숙원이어서 그런 듯하다. 동인선은 제가 21대 국회에 있으면서 진행시킨 사업이기도 하니, 조기 개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김현준, 온가족 총출동·유세차로 발빠르게 '인지도 높이기'
김현준 후보는 주민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 장안구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다. '인지도 끌어올리기' 전략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같은날 김현준 후보는 정자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소통했다. 김현준 후보 또한 수성고 교복을 입은 학생에겐 반가운 얼굴로 먼저 다가가기도 했다. 학생도 김현준 후보를 알아본 듯 "2005년 4월 9일 생이다. 고등학교 3학년이자 이번 총선 유권자"라고 본인을 소개하자 김 후보는 학생의 어깨를 두드리며 "힘내라"는 격려의 말을 건넸다.
김현준 후보가 음악이 흘러나오는 유세차에 올라타 마이크를 잡자 순식간에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유세차를 보고 주민들은 손으로 '브이자'(2번)를 그리며 흥겹게 몸을 흔들었다.
김현준 후보는 "시장을 자주 찾고 있는 것도 제가 내세운 소상공인 세금 부담 완화 정책을 알리기 위해서다. 남은 기간 동안 유권자에게 진심을 다해 다가가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김현준 후보의 인지도 끌어올리기 프로젝트의 숨은 공신은 아들 김재영(27)씨다. 로스쿨에 재학 중인 그는 학기 중이지만 수업이 있는 날 빼고는 거리를 다니며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재영씨는 "어머니, 동생부터 친척들까지 총출동"이라며 "고맙게도 제 친구들도 도와줘서 함께 곳곳을 다니고 있다. 주민 분들이 보기 좋다며 많이 예뻐해주시고, 제 또래 분들에겐 젊은 지지층 없다는 선입견 탈피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특히, 만석공원 맨발 트레킹길 조성은 제가 주민 의견을 듣고 전달해 공약화되기도 했다"며 뿌듯함을 전했다.
김현준 후보를 돕는 선거대책위원회는 수원시의 원로 인사들로 구성돼있다. 지난 총선에서 김승원 후보와 맞붙었던 이찬열 전 의원과 박종희 전 의원이 총괄선대위원장이다.
■ 개혁신당 정희윤, 장애인사무원과 유세활동… 여론조사는 김승원 우세
수원갑엔 수원 지역 유일 제3지대 후보도 있다. 개혁신당 정희윤 후보다. 정 후보는 자신을 "잃을 게 없는 정희윤"이라고 소개했다. 정 후보는 대통령상, 장관상 등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과학 분야 전문가다. 또한, YTN사이언스 '별별실험실'에 고정 출연한 방송 경력도 있다.
특이한 이력으로 승부하는 정 후보는 직접 개조한 유세차에 올라타 발달장애인 사무원들과 유세 운동 중이다. 정 후보는 "남은 기간 동안 최대한 저를 알리고, 장애인 인식 개선을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여론조사에선 김승원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부일보가 지난달 16~17일 수원갑 유권자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만약 내일 당장 선거가 치러진다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52.4%가 김승원 후보를 선택했다. 김현준 후보는 35.1%로,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17.3%p였다.
지난달 21~22일 양일간 경기신문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김승원 후보는 49.2%, 김현준 후보는 36.5%의 지지율을 보였다. 정희윤 개혁신당 후보는 5.1%였다.
여론조사 결과대로 김승원 후보가 수원갑 지역구를 지킬 수 있을지, 김현준 후보가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