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단순한 위치 특정 뛰어넘어
공간·사람·기계 소통 연결점 역할
다양한 분야 '살아있는 정보 활용'
LX 경기남부본부, 민방위 대피소 등
공공데이터 국민편의 서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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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화 한국국토정보공사(LX) 경기남부본부장
촉박한 시간과 혼잡한 도청 정문 앞 주차장! 김 교수는 당황하지 않고 곧바로 정문 앞 하차지점에 내려 주차 앱을 켰다. 그리고 비교적 한산한 F주차장으로 주차지점을 클릭했다. 김 교수의 차는 주소 기반의 이동경로와 주차정보를 활용해 약 700m 정도 떨어진 원거리 주차장으로 이동하고 주차를 완료했다. 회의장에 들어간 김 교수는 앱의 알림으로 주차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일정이 끝난 김 교수, 만족한 회의결과에 커피 한 잔을 마시며 가까운 승차지점에서 앱으로 차를 호출하자, 주차됐던 차량이 이쪽으로 이동해 온다.

김 교수의 이야기는 지난 2월 말 무안군에서 개최되었던 '주소기반 자율주행차 원거리 주차 시연' 행사의 실제 시나리오이다. 행정안전부 주최로 LX(한국국토정보공사)가 주관한 이 시연회는 2023년 주소기반 혁신산업 창출 공모에 따른 실증사업의 결과로, 주차장을 유형화해 승·하차 지점 등에 사물주소를 부여하고 정밀도로지도 등 관련 기술연계를 통해 원거리 자율주행차량의 주차시연을 직접 보여 주었다. 이밖에 실내·외 연계 구간의 정의 및 주소부여를 통해 공영주차장의 자율주행차 주차를 가능하게 하고, 다지점 호출에 대한 서비스 실증도 성공리에 마쳤다. 어릴적 '전격 Z작전'이라는 미국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손목시계에 대고 "키트 도와줘"라고 외치면 어디선가 달려오던 날렵한 검정 슈퍼카를 기억하는가? 당시 수많은 소년들의 꿈이었던 '키트'는 이제 드라마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LX는 2023년 정부의 도로명주소 업무를 위탁받아 '주소정보활용지원센터'를 설치하고 국가 주소정보의 관리·활용 및 관련 산업의 진흥을 지원하고 있다.

그렇다면 '주소가 자율주행과 무슨 상관이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예전 명패를 달고 우편물을 받던 단순한 의미의 '주소'는 시대의 변화와 함께 모든 공간의 '위치식별자'로 성장해 모든 사물을 연계할 수 있는 '데이터'로 진화하고 있다. 길찾기 기능 뿐 아니라 자전거도로, 버스정류장, 민간 대피소 등 국민생활의 안전과 편의를 확대할 수 있는 여러 사물들의 위치를 LX의 각 지역본부에서 주소정보로 구축하고 있으며 기존에는 주된 출입구로 안내하던 이동경로를 건물 뿐 아니라 주출입구, 동별 출입구, 단지 내 경로까지 제공하여 물류산업의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드론, 로봇 등에도 주소정보를 연계해 첨단 미래산업 활성화와 도서지역 같은 배송 취약지역에도 주소기반의 배달점을 통해 배송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생활 속 다양한 분야에서 그 활용영역을 넓혀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이제 주소는 단순 위치의 특정을 뛰어넘어 공간과 사람, 기계와 사람 간 소통 연결점의 역할을 하고 있다. 더구나 주소정보가 실려있는 도로명주소 기본도는 하루 평균 700건, 연간 10만건 이상 데이터가 갱신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살아있는 정보로 활용되고 있으며, 'K-주소'라는 이름으로 우리산업의 해외진출도 지원하고 있다.

LX 경기남부지역본부에서는 지난해 경기도의 요청으로 수원과 성남시 일부 상업지역을 대상으로 차량 내비게이션 이용 시 건물 위치정보와 함께 주차장(출입구)위치를 함께 안내하는 서비스 구축을 지원하고, 이는 티맵(TMAP) 내비게이션에 반영되어 국민들이 일상에서 '더 편리해짐'을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2024년에는 민방위 대피소, 무더위쉼터, 어린이놀이시설, 푸드트럭 4종 약 7만건을 사물주소로 구축, 공공데이터로 제공해 민간과 함께 국민편의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추진할 예정이다.

2014년 1월1일, 기존 지번주소에서 도로명 주소로 주소체계가 전면 개편된지 10년이 흘렀다. 도로를 기준으로 규칙에 따라 번호를 부여해 건물의 위치 예측이 가능하게 하고, 이를 통해 목적지도 쉽게 찾을 수 있으며 주소국제표준에 의해 세계 각지의 물건배송에 효율을 더하는 도로명주소!

주소정보는 지금 이 순간에도 구축되고 갱신되며 현재진행형으로 진화되고 있는 중이다. 봄날의 따스한 기운이 내려앉은 인계로 170, 주출입구로 발을 내딛으며 똑똑한 주소의 더 큰 미래를 기대해본다.

/이주화 한국국토정보공사(LX) 경기남부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