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 선거구 중 8곳 양당 '2파전'
21대 정의당 6·무소속 4명 등 대조
대안 미정에 '혼란' 차선책 찾기도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투표일까지 1주일도 남지 않았다. 인천 국회의원선거는 유례 없는 거대 양당 구도 속에서 치러진다. 후보조차 내지 못한 소수 정당이 상당수여서 이들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 것인지도 이번 선거에서 관심을 갖고 지켜볼 대목이다.
이번 총선 유권자의 선택지가 기호 1번과 2번 단 두 명뿐인 인천지역 선거구는 8곳이다. 인천 전체 선거구(14곳)의 절반이 넘는다. 거대 양당 구도인 8곳은 동구미추홀구갑(더불어민주당 허종식·국민의힘 심재돈), 동구미추홀구을(남영희·윤상현), 연수구을(정일영·김기흥), 남동구갑(맹성규·손범규), 남동구을(이훈기·신재경), 부평구갑(노종면·유제홍), 계양구갑(유동수·최원식), 서구을(이용우·박종진)이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정당이 창당했지만 인천지역 출마자는 새로운미래 1명, 개혁신당 3명에 그쳤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정의당이 6명의 후보를 낸 것을 비롯해 소수 정당 후보 다수가 출마했다. 무소속 후보도 4명이었다. 20대 총선에서는 정의당·국민의당 등에서 후보를 냈다. 17~19대 총선에서도 한 선거구에 후보가 단 2명인 경우는 없었다.
평소 1·2번에 투표하지 않았던 유권자들은 '대안'을 결정하지 못해 혼란을 겪고 있다. 계양구 계산동에 사는 주부 A(51)씨는 "이번 선거만 생각하면 괴롭다"고 했다. "1·2번 후보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데, 비례대표 투표를 생각하면 투표소에 가긴 가야겠고, 지역구 후보 투표용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연수구 송도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B(47)씨도 "비례대표는 정상적으로 투표하고, 지역구만 무효표를 만들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소수 정당을 지지해 왔지만 마음이 돌아섰기 때문에 상관없다는 유권자도 있었다. 동구에 사는 C(49)씨는 "내가 지지해 온 정당의 행태에 염증을 느낀 이후 표를 주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후보가 많아도 표를 주고 싶은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차선책을 찾아 투표하는 일이 낯설지 않다는 유권자도 있었다.
소수 정당들은 거대 양당 구도를 깨야 한다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지만 정작 인천지역 선거구 상당수에 후보조차 내지 못했다. 특히 지난 총선과 비교해 가장 큰 변화를 겪은 정당은 녹색정의당이다.
정의당은 지난 총선 때 6명의 지역구 후보를 냈다. 그중 이정미 후보는 연수구을에 출마해 18.38%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등 선전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1명의 후보만 냈다.
녹색정의당 관계자는 "정의당과 녹색당이 선거연합정당을 꾸리는 과정에서 창당 자체가 늦었다. 복잡한 당내 상황을 정리하느라 어수선한 상태에서 총선에 집중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출마자를 발굴하는 일도 늦어졌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