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청사. /경인일보DB
법원청사. /경인일보DB

10대 청소년을 상대로 ‘조건만남 사기’를 시켰더라도 구체적인 협박이나 강요가 없었다면 무죄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인천지법 형사5단독 홍준서 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강요 혐의로 기소된 A(23)씨 등 20대 남성 2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A씨 등은 2021년 6월27일 인천에서 B(14)양에게 조건만남 사기를 강요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인터넷에 미성년자 행세를 하며 성매매 글을 올렸고, B양을 시켜 성 매수 남성을 유인하도록 했다. B양이 성매매 대금으로 20만원을 받자 위치추적 애플리케이션으로 따라온 A씨 등은 차 문을 열고 성 매수 남성을 협박했다.

이들은 “조건만남을 하는 거냐. 신고하면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고 윽박지르며 성 매수 남성을 차량에서 나오게 한 뒤 성매매 대금만 받아 챙겼다. 당시 충남 천안에 살던 B양은 가출한 뒤 이들의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성 매수 남성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돼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법원은 B양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며 공동강요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홍 판사는 “검찰 공소사실에는 단순히 피고인들이 ‘욕설하며 위협했다’고 돼 있을 뿐 (다른) 해악의 내용이 없다”며 “B양도 경찰 조사에서 피고인들이 욕하거나 화냈다고 진술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해악을 받았는지 밝히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B양은 일부 진술을 바꾸기도 했다”며 “조건만남 사기를 하기 싫어 집으로 돌아갔다고 진술하면서도 위치주적 애플리케이션은 삭제하지 않았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