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질환 환자 돕겠다 선행 결심
"국민 헌신 군인으로 당연한 일 "
육군 17사단 태풍대대 소속 응급구조부사관 박도훈(29) 하사가 혈액암 환자를 위해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박 하사는 지난 2016년부터 지속적으로 헌혈을 해오던 중 2019년에 '조혈모세포 기증이 혈액질환 환자에게 큰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조혈모세포 기증 포스터를 보게 됐다. 그는 포스터를 보자마자 가까운 '헌혈의 집'을 찾아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을 신청했고, 장기조직혈액통합관리시스템(KONOS) 등록 절차를 거쳐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에 기증희망자로 등록했다.
그러다 올해 2월께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로부터 조직적합성항원(HLA)이 일치하는 혈액암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게 됐고, 망설임 없이 기증을 결정했다.
지난달 건강검진을 거쳐 기증 '적합' 판정을 받은 박 하사는 조혈모세포 촉진제 투여, 혈액 성분 채집 등 힘든 과정을 거쳐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조혈모세포는 골수에서 복제·분화를 통해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 혈액세포를 만들어내는 어미 세포다. 혈연관계가 아니면 조직적합성항원이 일치할 확률은 0.005% 정도에 불과해 '2만분의 1의 기적'으로 알려져 있다.
박 하사는 "국민에게 헌신하는 군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작은 선행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한 줄기 빛과 희망이 됐다는 사실에 뿌듯하다. 조혈모세포를 기증받은 환자가 하루빨리 쾌유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응급구조부사관으로서 부상자를 돌보기 위해 언제든 전투현장에 나갈 준비가 돼있다"고 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