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첫날 북적이는 투표소 (2)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5일 오전 경기 수원시 광교1동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로 투표를 하고 있다. 2024.4.5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제22대 총선의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인 31.28%를 기록했다. 4년 전 21대 총선 사전투표율에 비해 4.5%포인트가 높다. 유권자들의 투표에 대한 높은 관심이 투표율 상승으로 나타난 것도 있겠지만 투표의 편의성이라는 측면에서 분산투표의 효능감일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보수층 일각에서 제기되었던 사전투표에 대한 불신이 상당 부분 해소된 것도 사전투표율 상승의 원인일 수 있다.

원인이 어디에 있든 이번 사전투표율은 2013년 사전투표가 도입된 이래 지난 10년간 대선·총선·지방선거를 통틀어 역대 두 번째 높은 투표율이다. 또한 역대 총선에서 사전투표율이 '30%'를 돌파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본 투표를 포함한 최종 투표율이 1992년 14대 총선의 71% 벽을 넘을지 관심이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22대 총선의 과정을 보면 총선을 관통하는 정책이나 공약 등 거대 이슈가 없었고, 양대 정당의 상대에 대한 거친 비난과 심판론이 주를 이뤘다는 평가에 이의를 달기 어렵다. 이렇듯 증오의 언어들로 가득 찬 선거 과정이 유권자들의 선거에 대한 실망으로 이어져 투표율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반대로 격심한 대립이 양대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결집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사전투표율의 상승은 후자의 경우를 반영하는 측면도 간과하기 어렵다.

이를 반영하듯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높은 사전투표율을 각자 자신의 진영에 유리하게 해석하고 있다.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진영에 유리하고 반대로 투표율이 낮으면 보수정당에 유리하다는 통념은 지난 20대 대선에서의 사전투표율이 높았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주장할 근거를 잃었다. 지난 대선의 사전투표율은 36.93%로서 역대 최대였기 때문이다.

사전투표가 보편적인 선거문화로 정착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해 볼 때 투표율을 둘러싸고 여야 정당이 아전인수로 해석하는 후진적인 행태도 사라져야 한다. 사전투표율을 둘러싼 과도한 해석이 오히려 선거를 불필요하게 과열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도 보수 일각에서 존재하고 있는 사전투표에 대한 오해를 완전히 불식시키기 위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와 최종 개표까지 잡음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지난 21대 총선의 개표 과정에서도 사전 투표함 개봉 때 승패가 바뀐 예가 다수 있었다. 사전투표율의 상승이 시민들의 정치의식의 제고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