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대학들 속속 일정 시작
재개한 일부 학교, 학생 출석 저조
증원 반대 기조 속 유급까지 불사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의대생들의 휴학계 제출과 수업 거부로 멈춰 있던 경인지역 의대들이 수업 재개를 위한 준비에 나섰다. 하지만 경인지역 의대생들은 집단 유급이 되더라도 의대 증원을 막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향후 실제 의대 수업이 재개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8일 경인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경기도 소재 3개 의과대학은 다음 주 15일부터 수업을 재개할 전망이다. 성균관대학교 의대와 차의과학대 의전원은 15일, 아주대학교 의대는 22일에 수업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인천 소재 2개 의대 중 가천대학교 의대는 지난 1일부터 수업을 시작했지만, 인하대학교 의대는 9일 내부 논의를 거쳐 개강 시기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경인지역 의대들은 학생들의 집단 유급 사태를 막고, 정상적인 수업 재개를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성균관대 의대는 15일 수업 재개 일정을 잡았지만 이번 주 안으로 재회의를 통해 의대생들이 수업에 복귀하지 않을 때의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차의과대학 의전원은 의전원 원장과 학생 대표단이 만나 의대 개강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수업 재개 시 의대생의 학업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는 방안을 학년별로 찾고 있다. 아주대는 내부 사정으로 향후 방안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지난 1일 이미 개강한 가천대 의대는 온·오프라인을 병행해 수업을 진행하지만 학생들의 참여는 저조한 상태다. 수업 참여 학생과 미참여 학생 간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 출석 체크는 하지 않았다. 인하대 의대는 향후 수업 재개 날짜와 대책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러한 의대들의 움직임은 학생들이 수업일수 부족으로 집단 유급되는 시한이 얼마 안 남은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은 수업일수를 ‘매 학년도 최소 30주 이상’으로 정해, 5월부터 수업을 재개하면 방학기간 축소와 주말 수업 보충에도 수업일수를 채울 수 없다는 전망이 있다. 수업을 재개해도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해 수업일수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하면 학칙에 따라 F학점을 받고 유급된다.
의대들이 수업 재개 일정을 정해 의대생들에게 통보했지만, 현장에서 만난 의대생들은 정부가 의대 증원 정책을 계속 추진할 시 수업이 재개돼도 학교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아주대학교 의대생 A씨는 “의대에서 오는 22일 수업을 재개한다고 학생들에게 알렸지만 정부가 의대 증원 방침을 유지하는 분위기에서 의대생들은 수업에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유급되면 손해지만, 정부의 정책 추진으로 인한 의료계의 손해가 더욱 크기 때문에 1년을 쉬어서라도 막는 것이다”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