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소재 대학 15일부터 순차
가천대 개강·인하대 시기 논의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의대생들의 휴학계 제출과 수업 거부로 멈춰 있던 경인지역 의대들이 수업 재개를 위한 준비에 나섰다. 하지만 경인지역 의대생들은 집단 유급이 되더라도 의대 증원을 막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향후 실제 의대 수업이 재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8일 경인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경기도 소재 3개 의과대학은 오는 15일부터 수업을 재개할 전망이다. 성균관대 의대와 차의대 의전원은 15일, 아주대 의대는 22일에 수업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인천 소재 2개 의대 중 가천대 의대는 지난 1일부터 수업을 시작했지만, 인하대 의대는 9일 내부 논의를 거쳐 개강 시기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경인지역 의대들은 학생들의 집단 유급 사태를 막고, 정상적인 수업 재개를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지난 1일 이미 개강한 가천대 의대의 경우 온·오프라인을 병행해 수업을 진행하지만 학생들의 참여는 저조한 상태다. 수업 참여 학생과 미참여 학생 간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 출석 체크는 하지 않았다.

이러한 의대들의 움직임은 학생들이 수업일수 부족으로 집단 유급되는 시한이 얼마 안 남은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의대들이 수업 재개 일정을 정해 의대생들에게 통보했지만, 현장에서 만난 의대생들은 정부가 의대 증원 정책을 계속 추진할 시 수업이 재개돼도 학교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아주대 의대생 A씨는 "의대에서 오는 22일 수업을 재개한다고 학생들에게 알렸지만 정부가 의대 증원 방침을 유지하는 분위기에서 의대생들은 수업에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유급되면 손해지만, 정부의 정책 추진으로 인한 의료계의 손해가 더욱 크기 때문에 1년을 쉬어서라도 막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8일 대한의사협회가 제안한 의대 증원 1년 유예안에 대해 "정부는 그간 검토한 바 없고, 앞으로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존 의대 증원 규모인 2천명 조정과 관련해서는 "만약 의료계에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 그리고 통일된 의견으로 제시한다면 논의할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며 "열린 마음으로 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의종·김희연·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