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맞춤으로 변하는 한국사회
도내 225만1천여 가구… 전국 1위
20·30대比 50·60대 높은 비율 차지
소형주택 각광·소포장 출시 부쩍
전국 5세대 중 2세대 꼴은 '나 혼자 산다'. 지난달 전국 1인 세대가 1천2만1천413세대를 기록하면서,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1천만을 돌파했다. 이 같은 1인 세대는 전국 시·도 중 경기도에 가장 많다. 경기도 전체 세대의 37%인 225만1천376세대가 1인 세대다.
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주민등록 인구통계상 세대는 주민등록 주소지를 기준으로 구분한다. 부부와 자녀 1명이 생계를 함께 하는 3인 가구라도 이들이 직장이나 학업 등을 이유로 모두 따로 떨어져 산다면 1인 세대로 분류한다.
이런 1인 세대는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지난 2월에만 해도 1인 세대 수가 998만1천702개였는데 한달 새 3만9천711개가 늘어난 것이다. 증가세는 특정 연령에 치우치지 않는다. 전국적으로는 20대(152만4천642세대)와 30대(168만4천651세대) 1인 세대보다도 고령인 50대(164만482세대)와 60대(185만1천705세대) 1인 세대가 많다.
학업·직장 등을 이유로 젊은 층이 몰리는 경기도·인천시는 조금 다르다. 도내 1인 세대 225만여 세대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층은 30대(43만6천880세대)였다. 인천시 역시 1인 세대 52만5천835세대 중 30대가 9만2천511세대로 가장 많다.
혼자 사는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많은 양상을 바꾸고 있다. 주택 분양에 있어 최근 전용 60㎡ 이하 소형 주택이 각광받는 것은 1인 세대 증가세와 무관치 않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에서 분양한 전용 60㎡ 이하 아파트의 1·2순위 청약경쟁률은 평균 17.94대 1이었다. 이는 60㎡초과 85㎡ 이하 아파트의 청약경쟁률 5.08대 1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이다. 85㎡ 초과 대형 아파트(8.27대 1)보다는 2배 이상 높다.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에 거주하던 1인 세대들이 2022년부터 수도권 일대에서 번진 전세사기 논란을 의식, 소형 아파트로 눈을 돌린 점이 전용 60㎡ 이하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을 높였다는 분석도 있다.
소비자의 수요 변화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유통업계에서도 수년 전부터 1인 세대 증가 추세를 반영한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최근 SSG닷컴은 홀로 사는 세대를 겨냥한 소포장 신선식품 '하루'를 출시했다. 과일을 1개씩 포장해 2천원에서 8천원 정도의 가격대로 판매하는 것이다. 채소 역시 양파 2개, 대파 200g, 깐마늘 80g, 청양고추 60g, 참타리버섯 170g을 포장해 각각 1천원에 판다.
쌀도 1㎏이나 2㎏ 소포장 제품이 부쩍 늘어났다. 보관하기 쉽게 500g씩 진공 포장한 쌀 제품도 많아졌다. 쌀 소비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데, 1인 세대가 늘어나 집에서 밥을 해먹지 않는 경향이 짙어지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에 1인 세대도 비교적 부담없이 쌀을 소비할 수 있는 제품 기획을 늘리는 추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2인 가구가 증가해 소량씩 소비하는 추세에 맞춰 제품들이 기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