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서 종로학원 입시 설명회
올해 대입 전략 혼란·긴장 더 커져
인천 대학들 수시 요강 발표 눈앞
정부 최종 결정에 수험생들 '촉각'

"의대 정원이 크게 늘게 되면 의대 지망뿐만 아니라 이공계, 상위권 문과 학생들 입시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입시 전문 학원인 종로학원의 임성호 대표가 이렇게 말하자 학부모들이 술렁였다. 9일 오후 2시께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홀 3층 회의장에서 열린 입시설명회 자리였다.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자녀를 둔 A(40대·인천 연수구)씨는 "특목고에 다니는 딸아이가 화학과 입학을 희망하고 있다"며 "올해 의대 정원이 늘어 아무래도 상위권 학생들이 의대로 쏠릴 수 있어 자녀가 희망하는 학교에도 영향이 있을까 입시 전략이 궁금해 설명회를 찾았다"고 했다.
종로학원이 연 '의대 모집정원 확대 입시전략 설명회'는 의과 정원 확대에 따른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모인 100여 명의 인천지역 학부모들이 채웠다.
앞서 정부는 의료계의 반발에도 의사 수 확대가 시급하다고 판단해 의대 정원 2천명 증원을 결정했다. 인하대학교, 가천대학교 등 인천지역 의대 정원은 2배 이상(인하대 49명→120명, 가천대 40명→130명)으로 늘었다.
의료계는 증원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 증원 1년간 유예를 요구했다. 이에 정부는 선을 그으면서도 증원 규모인 2천명에 대해선 "의료계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 그리고 통일된 의견을 제시한다면 논의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는 입장이다.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해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이 지속되면서 고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인천지역 학부모들의 혼란도 커졌다.
고등학교 3학년 학부모 B(50대·인천 남동구)씨는 "아들이 이과인데 의대 정원 확대 규모에 따라 입시 전략이 바뀔 수 있어 살펴보러 왔다"며 "혹시 각 대학들의 정원 규모가 바뀔 수도 있어 어떻게 전략을 짜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고3 학부모뿐만 아니라 중학생,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도 참석했다. 중학생 자녀를 둔 C(40대·인천 서구)씨는 "중1 딸아이의 장래 희망이 의사라 고등학교부터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 알아보려 한다"며 "최근 의대 정원에 관한 뉴스가 나올 때마다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의과대학이 있는 인천지역 대학들은 다음 달 중으로 내년 의대 정원 규모를 포함한 수시모집 요강을 발표할 예정이다. 가천대는 이달 말까지 수시모집요강을 정하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심의를 받아 5월 중에 발표할 계획이다. 인하대는 2025학년도 모집요강을 오는 5월 31일까지, 2026학년도 시행계획을 4월 말까지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가 결정됐으나,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정부·의료계간 논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의대 증원 등으로 인해 학칙이 변경되면 추후 시행계획과 모집요강의 내용이 변경될 수 있다"며 "대학 입장에선 정부의 의대 정원에 관한 지침이 확정돼야 하루빨리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