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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투표 도장. /경인일보DB
 

돌아보면 공천과정에서부터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더불어민주당은 선거전 초반 '비명횡사' 공천 논란으로 극심한 내홍에 휩싸였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친문 좌장 홍영표 의원이 공천 배제된 데 이어 현역의원 하위 20% 평가를 받은 비명계 의원들이 경선에서 잇따라 탈락하면서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으나 임 전 실장의 막판 당 잔류로 전열을 재정비했다. 운동권 특권정치 청산을 내세우며 전격 등판한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인기에 힘입어 지지율이 반등한 국민의힘은 시스템 공천을 강조했다. 중진의원들의 전략적 재배치와 함께 혁신 공천을 약속했으나 결과는 감동 없는 '현역불패' 공천이었다.

막말과 망언 파문은 특히 유난했다. 여야 지도부가 일찌감치 발언 주의를 강조했음에도 과거 발언의 조명까진 막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SNS에 성과 관련된 부적절한 발언을 한 장예찬 후보와 5·18 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 개입 발언 논란을 불러일으킨 도태우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출입기자들에게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을 상기시키는 말을 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에 대해서도 사퇴를 요구했고 결국 관철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막말 논란은 끝까지 계속됐다. 김준혁 후보의 김활란 전 이대총장 여대생 미군 성상납 발언과 계속된 성 관련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 비하로 당내 논란을 야기했던 양문석 후보는 이번엔 지역구인 안산시민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증폭시켰다. 설상가상 새마을금고 편법대출 의혹과 재산신고 허위사실 공표까지 겹쳤으나 당의 조치는 없었다.

그밖에 논란거리도 적지 않았다. 2심까지 유죄판결을 받은 조국 전 장관이 창당한 비례정당의 돌풍도 그렇고, 전직 대통령이 선거판에 직접 뛰어든 것도 익숙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유권자의 판단이다. 오늘 전국의 투표소에 놓인 저 흰색 투표함으로 던져지는 유권자의 한 표, 한 표가 향후 정국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게 된다. 백 번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내 한 표의 소중함이다. 정책대결이 아닌 진영대결, 장점대결이 아닌 흠결대결, 토론대결이 아닌 막말대결로 점철된 선거판이었던 만큼 선택의 잣대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더욱더 신중한 한 표의 행사가 필요하고 요구되는 상황이다. 정권심판이냐 야당심판이냐를 떠나 이 난장판을 만든 대한민국 정치권 전체를 심판하는 날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