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인천지역 각 개표소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이 담긴 투표함이 열렸다.
10일 오후 6시 30분께 인천 동구 송림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 투표함들이 속속 도착했다.
개표소는 투표함을 열어 지역구 투표용지와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분류하는 ‘개함부’, 투표용지를 기계로 분류하는 ‘분류기운영부’, 분류된 용지를 수기로 재확인한 뒤 집계하는 ‘심사집계부’로 구성됐다.
이번 선거 개표에는 손으로 확인하는 ‘수검표’가 도입됐다. 이번 투표의 비례정당 투표용지의 길이는 51.7㎝다. 긴 투표용지를 기계로 집계할 수 없어 손으로 직접 집계를 해야만 한다.
각 부에 배치된 개표사무원들의 작업을 개표 참관인들이 돌아다니며 살폈다. 유효표와 무효표를 구분하는 투표지분류기에 용지가 걸리는 일이 반복되자 한 개표 참관인은 “해당 기기를 계속 사용해도 되느냐”며 인천선거관리위원회 직원에게 묻기도 했다.
개표 참관인 조연춘(67·인천 미추홀구)씨는 “개표 과정에서 부정이 발생하지 않도록 투표함 개봉부터 수기 개표까지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심사집계부 개표사무원들은 일일이 손으로 투표용지의 개수가 맞는지, 유효표가 제대로 분류됐는지 점검했다. 투표용지에 찍힌 도장이 번지거나 여러 번 찍힌 경우 등 무효표 여부도 확인했다.
같은 날 오후 6시께 인천 계양구 경인교육대학교 인천캠퍼스 체육관에서도 개표 작업이 진행됐다.
김승연 계양구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은 “개표과정에 차질을 빚게 하는 돌발행동은 절대 일어나면 안된다”며 거듭 강조했다. 사무국장과 위원들의 거듭된 당부에 개표소 분위기는 차분하고 엄숙했다. 투표함은 6시30분께부터 도착했다.
7시께 계양구 한 동의 투표함 하나가 봉인지가 누락된 채 도착해 참관인이 문제를 제기했다. 선관위와 경찰은 봉인지가 누락된 점 이외에 다른 부분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경찰 등 참관한 상황에서 해당 투표함에 봉인지를 붙이고 개표소로 옮겼다.
참관인들은 휴대전화로 촬영을 하며 개표 과정을 지켜보면서도 지지하는 당에 따라 분위기가 달랐다.
더불어민주당 추천으로 참관하게 된 박주덕(59·인천 계양구)씨는 범야권의 승리를 예측하는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벅찬 감정을 숨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범야권의 승리는 정부의 거듭된 실책과 불통에 실망한 국민들의 대답”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조용히 개표 과정을 지켜봤다.
개표 참관인 김모(70)씨는 “이렇게까지 참패를 당한 건 중도층 역시 야당을 선택한 결과 아니겠냐”며 “여당과 정부는 이번 국민들의 판단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통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부터 수검표 절차가 추가된 만큼 개표 관련 인원도 대폭 증가됐다. 인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수검표 과정이 추가되면서 계양구 개표소에만 관련 인력이 60~70명이 증원된 것으로 파악했다”며 “계양구 개표소에 참가한 개표 참관인만 125명인데 이러한 대규모 인원을 본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