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6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계양구을) 후보 정당사무소에서 박형우(사진 오른쪽) 전 계양구청장을 포함한 지지자들이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2024.4.10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10일 오후 6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계양구을) 후보 정당사무소에서 박형우(사진 오른쪽) 전 계양구청장을 포함한 지지자들이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2024.4.10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4·10 총선에서 이른바 ‘명룡(이재명-원희룡)대전’으로 여야가 자존심을 걸었던 계양구을은 출구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후보들의 선거사무소에서는 환호성과 탄식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10일 오후 6시 방송3사의 출구조사 발표가 나오자 환호한 쪽은 민주당이다. 방송 3사는 출구조사에서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 득표율을 각각 56.1%, 43.8%로 집계했다. 이재명 후보가 원희룡 후보보다 12.3%p 앞선 것이다.

이날 인천 계양구 계산동 계양구을 정당사무소에서 출구조사 방송을 지켜보던 지지자들은 “이겼다”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승리를 입에 담기 시작했다.

몇몇 지지자들은 부둥켜안고 “해냈다. 다행이다”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였다. 한 중년 남성은 출구조사를 지켜보다가 “부산에서 왔심더”라며 “민주당 탈당했는데 이재명 대표 때문에 복귀했습니더”라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이재명 후보에 대한 강한 지지 의사를 나타내기도 했다.

정당사무소에는 박형우 전 계양구청장, 광역·기초단체 의원, 지지자 등 약 20여명이 출구조사를 지켜보면서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이재명 후보는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민주당 개표 상황실에서 총선 결과를 보다가 11일 오전 정당사무소를 찾아 주민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하기로 했다.

이재명 후보 캠프 관계자는 “당대표로서 우선 국회에서 출구조사, 개표 결과를 지켜보기로 했다”며 “자정을 넘겨 지역으로 와서 지역구 주민들에게 (당선) 소감을 전할 예정”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원희룡(계양구을) 후보 윤형선 선대위원장이 10일 오후 방송3사 출구조사를 지켜보고 있다. 2024.4.10/김성호 기자 ksh96@kyeongin.com
국민의힘 원희룡(계양구을) 후보 윤형선 선대위원장이 10일 오후 방송3사 출구조사를 지켜보고 있다. 2024.4.10/김성호 기자 ksh96@kyeongin.com

반면, 원희룡 후보 선거사무소에서는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탄식과 고함이 연이어 터져나왔다.

원희룡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출구조사를 지켜보던 한 지지자들은 “말이 안된다”거나 “이거 무슨 일이냐”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일부 지지자들이 격앙된 얼굴로 거친 욕설을 하면서 현장 분위기는 삽시간 차갑게 얼어붙었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와 원희룡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지속해서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던 터라 지지자들의 실망감은 더 큰 모습이었다. 최근에는 원희룡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이재명 후보를 맹추격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당내에서도 민주당 텃밭인 계양구을을 탈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조됐었다.

말없이 출구조사 방송을 지켜보던 윤형선 원희룡 캠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에게 한 지지자가 “더 열심히 했어야 하는데, 죄송하다”는 말을 건네자 윤 전 선대위원장은 두 손을 꼭 잡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윤형선 위원장에게 심정을 묻자 그는 “아무 생각이 안 난다. 절망스럽다. 여러 가지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원희룡) 후보가 열심히 더 할 수 없을 만큼 열심히 했다. 후보 부인도 그랬다. 그리고 굉장히 많은 자원봉사자들도…”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출구조사 방송이 어느정도 흘러가자 선거사무소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있던 사람들의 절반 가량이 빠져나갔다.

인천 지역 총선 투표율은 65.3%로 전국 투표율(67%)보다 1.7% 낮게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역구 투표의 경우 11일 오전 4시에, 비례대표 투표는 같은 날 6시께 종료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