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완공될 영종도~신도 잇는 거대 교량
북도면 호재 속 유일 웃지 못하는 '장봉도'
경제성 부족 문제 '모도 연결' 세차례 좌절
'섬~섬 사업'에 가장 적합… 신속추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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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복 인천 옹진군수
요즘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옹진군 북도면의 신도 사이에는 거대한 교량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서해남북평화도로 1단계 구간 중 영종도와 신도를 연결하는 가칭 신도대교가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한창 건설 중인 것이다. 이 다리는 북도면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으며 개통되면 북도면의 비약적 발전을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같은 북도면이면서도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섬이 있다. 바로 천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장봉도다.

북도면은 크게 신도, 시도, 모도, 장봉도 4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중 신도, 시도, 모도 3개의 섬은 각각 연도교로 연결돼 있다. 그러나 장봉도는 3개의 섬과 연결되어 있지 않다. 가칭 신도대교가 완공되어도 연륙의 효과를 볼 수 없는 것이다.

장봉도와 모도를 연결하는 교량의 건설계획은 서해남북평화도로 건설의 일환인 신도대교 건설보다 일찍 확정돼 있었다. 2011년 7월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2021~2025)에 총연장 1.8㎞의 2차선 도로로 장봉도~모도 연도교 건설계획이 반영됐으나, 2017·2019·2023년 세 차례에 걸쳐 실시된 사전타당성조사용역 결과 비용대비편익값이 1에 미치지 못해 사업이 추진되지 못했다. 경제성은 사업추진 여부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돼야 할 부분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접경지역인 장봉도~모도 연도교 건설에도 이러한 경제논리가 적용돼야 하는 것일까?

장봉도 인근 영종도에는 세계적인 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이 자리잡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은 12년 연속 세계공항서비스 평가에서 최고공항으로도 선정될 만큼 세계적인 공항이다. 또한 공항 건설과 운영으로 수많은 일자리를 직접적으로 창출하고 반도체와 같은 고부가가치 수출품의 수송에도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등 우리나라 경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이런 화려한 이면에 공항소음피해로 고통 받는 인근지역 주민들이 있다는 사실은 잘 인식하지 못하곤 한다. 장봉도는 인천국제공항에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길목에 위치해 항공기 소음피해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는 섬이다. 24시간 운영되는 인천국제공항의 특성상 하루에도 수백편에 이르는 항공기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착륙하고 있다. 특히 야간에는 소음이 큰 화물비행기가 이착륙하여 주민들은 더욱 고통받고 있다. 비록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항공기 소음피해에 대한 보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이 보상은 장봉도 전체 세대의 29%, 전체 주민의 34%만이 받을 수 있다. 같은 섬에 살고, 같은 소음피해를 보고 있음에도 나머지 주민들은 소음피해를 보상하는 기준(소음등고선)에 따른 소음 대책지역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생산활동이 일반 시민이나 사회 전체에 부담시키는 비용을 사회적 비용이라고 한다. 장봉도 주민들은 인천국제공항이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반도체를 수송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 가운데 직접적 비용으로 산출되지 않는 사회적 비용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이들이 부담하는 비용을 어떤 식으로든 보상해 주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장봉도~모도 연도교 건설을 단순히 경제적 논리로만 따질 수 없는 이유다.

지난해 5월 장봉도~모도 연도교가 포함된 도로구간은 광역시도 68호선으로 지정돼 사업추진 주체가 옹진군에서 인천시로 변경됐다. 장봉도~모도 연도교는 인천섬발전기본계획에 포함돼 있으며, 인천시 민선8기 유정복 시장님의 공약인 뉴홍콩프로젝트의 전략과제인 섬~섬 간 연결에도 가장 부합하는 사업이다. 섬~섬 간 연결은 인구감소로 소멸위기에 처한 섬에 경제적 활력을 불어넣고 사람이 찾아오는 섬으로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도 하다.

섬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장봉도 주민들이 짊어지고 있는 사회적 비용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라도 장봉도 주민들의 오랜 염원인 장봉도~모도 연도교 건설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인천광역시의 신속한 사업추진과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해 본다.

/문경복 인천 옹진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