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82.8% 2022년 12월후 최고
빌라도 67.9% 전월보다 11.2%p ↑
전세사고 매물 낙찰자 부담 감소 덕

인천 주택 경매 낙찰가율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대한민국 법원경매정보에 따르면 전세보증사고로 경매에 나온 인천 부평구 한 빌라가 지난달 2억1천400만원에 낙찰됐다. 해당 매물 감정가는 3억600만원이었는데, 지난 2월 유찰된 뒤 최저매각가격이 하락하면서 주인을 찾았다.

인천 계양구 다세대주택 매물 역시 한 차례 유찰돼 최저매각가격이 7천만원 정도 하락한 후 1억5천800만원에 낙찰됐다.

인천에서 2억~3억원대 중저가 경매 매물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지난달 경매 낙찰가율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지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82.8%를 기록해 2022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평균 응찰자 수도 11.0명을 기록해 전월(10.4명)보다 증가했다. 전세사기 우려로 경매 시장에서 외면받았던 인천 빌라 경매 낙찰가율도 지난달 들어 67.9%를 기록해 전월보다 11.2%p 상승했다.

주택 매물에 대한 경매 수요가 늘어난 것은 전세보증사고 매물에 대한 낙찰자의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세보증사고로 보증금을 받지 못한 임차인들은 '전세보증금반환제도'를 통해 HUG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는다. HUG는 이 보증금을 임대인에게서 받거나, 임대인이 갚을 수 없을 경우 경매 절차를 통해 회수한다.

문제는 전세보증사고가 발생한 주택은 전세보증금이 낙찰가액보다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이 경우 낙찰을 받은 사람은 보증금에서 낙찰가액을 뺀 나머지 금액을 HUG에 지급해야 최종 소유주가 된다.

예를 들어 주택 보증금이 1천만원인데, 경매시장에서 800만원에 낙찰되면 낙찰자는 차액인 200만원을 HUG에 줘야 한다. 낙찰가 이외에 추가로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전세보증사고 매물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HUG는 전세보증사고 매물의 차액을 포기하고 낙찰가만 받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낙찰자들이 전세보증사고 매물을 기피하면 HUG의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택 매수 희망자들이 차액 지급 부담을 덜게 되면서 경매시장이 더욱 활기를 띨 것이란 전망이다. 지지옥션 이주현 연구위원은 "경매에 나오는 아파트가 계속 늘고 있고 낙찰률도 낮은 수준이지만, 저가 매물 중심으로 매수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