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정권심판론' 인천 표심 반영
2016년 20대 이후 3차례 승리 유력
국힘 '거대야권 심판' 논리 안 먹혀
유정복계 낙선땐 입지 축소 불가피
'정치적 지분' 정의당 몰락도 주목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크게 이길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제기한 '정권 심판론'이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결과다. '거대 야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논리는 표심에 반영되지 않았다. 인천에서도 정권 심판론이 거세게 일었다. 민주당은 제20대와 제21대 총선에서 연이어 인천지역 과반수 의석을 확보했고, 이번 선거에서는 압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상황을 보면 10일 오후 11시 현재 민주당은 인천지역 14개 선거구 중 12곳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1곳에서 민주당 후보에 앞서고 있다. 나머지 1곳은 민주당·국민의힘 후보가 경합 중이다. 이 추세대로 개표가 마감되면 민주당은 제20~22대 인천지역 총선에서 승리를 거두게 된다.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 인천 13개 의석 중 민주당은 7석, 새누리당은 4석을 얻어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2020년 치러진 제21대 총선(인천 13개 의석)에서도 민주당은 11석을 얻었지만 미래통합당은 2석(무소속으로 당선돼 복당한 윤상현 포함)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인천에서 민주당의 압승을 예상한 이가 많지 않았다. 무엇보다 인천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불투명했다.
또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수수 의혹'에 연루된 인천 국회의원 3명 중 1명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와 돈 봉투 의혹 사건을 '활용'하면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인천 여론은 국민의힘 바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이 같은 민심을 드러낸 선거구는 동구미추홀구갑이다. 돈 봉투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민주당 허종식 후보가 출마했고, 검사 출신 국민의힘 심재돈 후보가 이를 집요하게 공격했지만 개표가 73% 진행된 상황에서 허종식 후보가 앞서고 있다.
이번 선거 승리로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인천 정치 지형 변화가 예상된다.
민주당의 인천지역 선거구 후보 공천 과정에서 현역 의원 여러 명이 본선의 문턱도 밟지 못하고 물러서야 했다. 4선 홍영표 의원은 민주당 탈당 후 새로운미래에 합류해 부평구을에 출마했지만 민주당·국민의힘 후보보다 크게 낮은 득표율로 패배가 확실시된다. 민주당 현역 의원이 빠진 자리에 들어온 '영입인재'들은 오후 11시 현재 54% 안팎의 득표율로 선전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제21대 총선에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최종 개표 결과를 확인해야 하지만 국민의힘 현역 배준영 중구강화군옹진군 후보와 윤상현 동구미추홀구을 후보가 고전한 것은 분명하다.
국민의힘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 쪽 인사로 손범규(남동구갑) 전 인천시 홍보특보와 이행숙(서구병) 전 인천시 문화복지정무부시장이 본선에 진출했지만 당선 가능성은 낮다. 이른바 '유정복계 인사' 전원이 선거에서 질 경우 유 시장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에서 일정 비율 이상의 '정치적 지분'을 가졌던 녹색정의당의 몰락도 눈여겨봐야 한다.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가 건강상 이유 등으로 연수구을 출마를 포기했고, 남동구청장 출신 배진교 의원은 '야권 분열'을 막아야 한다며 오랜 시간 준비한 남동구을 선거에 나서지 않았다. 김응호 전 정의당 부대표가 부평구을 선거구에 유일하게 출마했지만 의미 있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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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