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본사를 둔 한미반도체가 글로벌 반도체 제조기업 마이크론과 200억원 규모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반도체 생산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반도체는 11일 마이크론과 HBM 제조용 장비인 ‘듀얼 TC 본더 타이거’ 장비 수주 계약을 공시했다. 계약 금액은 226억원으로, 지난해 한미반도체 총 매출액(1천590억원)의 14.2%에 달한다.
한미반도체의 TC 본더 장비는 HBM 생산 공정에 쓰이는 핵심 장비 중 하나다. 기존의 반도체가 하나의 D램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저장 용량을 발전시킨 형태다. TC 본더는 D램을 쌓는 과정에서 열로 압착하는 ‘TC 본딩’ 공정에 쓰이는데, 한미반도체의 장비는 기존 TC 본더보다 반도체 생산량을 늘릴 수 있어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한미반도체의 HBM 제조 장비 수주는 올해 들어 3번째다. 한미반도체는 올해 2월과 3월 SK하이닉스와 각각 860억원, 214억원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마이크론과의 계약에도 성공하면서 올해 공급계약 총액은 이미 지난해 매출액의 80%를 넘어섰다.
올해 실적이 개선되면서 한미반도체의 주가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한미반도체의 주가는 전날 대비 6.62% 오른 14만1천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14만7천4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HBM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HBM 생산 설비를 확충하면서, 이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 한미반도체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올해 한미반도체의 주가는 계속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한미반도체의 최근 12개월 주가수익률은 700%를 상회하고 있는데, 글로벌 종합 반도체기업들이 본격적으로 HBM 양산 계획을 내놓고 있어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관측이다.
현대차증권 곽민정 연구원은 “한미반도체의 경쟁사들이 아직 본딩 장비를 출시하지 않은 만큼 본더 장비 시장의 위치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본다”며 “국내 업체들의 반도체 패키징 수요도 증가하고 있어 한미반도체의 수혜 강도가 더 높아질 전망”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