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한 상상력 돋보인 '이응이응'
■2024 제1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김멜라, 공현진, 김기태, 김남숙, 김지연, 성해나, 전지영 지음. 문학동네 펴냄. 372쪽. 특별 보급가 7천7백원
지난해 한 해 동안 문예지 등에 발표된 등단 10년 이하 신진 작가들의 중·단편 소설을 후보로 한다. 올해 대상작으로는 김멜라의 '이응이응'이 선정됐다. 이로써 지난 2014년 데뷔한 김멜라는 4년 연속으로 수상하는 영예를 얻으며, '젊은 작가' 타이틀을 값지게 내려놓게 됐다.
김멜라의 '이응이응'은 참신한 상상력과 새로운 감각에 대한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소설은 성적 욕망을 해소해주는 기계 '이응'이 발명돼 인류의 삶이 이전보다 풍부해진 세상을 배경으로 한다.
'이응'에 들어간 사람들은 성별도 성적 지향도 모호해지는 '젠더 플루이드' 상태가 되고, 단순한 쾌감을 넘어 깨달음을 얻은 듯한 기분을 느끼며 기계에서 나온다. 그런 시대 속에서 할머니와 반려 동물을 먼저 떠나보낸 주인공은 고뇌에 빠진다. '타인을 포옹하고 만지고 싶은 기분 그리고 육체적 욕망, 이 둘은 분리될 수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 소설은 복잡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층적으로 보여주며 끝맺는다.
올해 젊은작가상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최은미 소설가는 "(소설은) 누구로도 대체될 수 없는 반려를 잃은 상실감과 그 이후의 생에 대한 질문들을 남긴다. 성욕과 그를 떠받치는 제도들이 인간의 더 깊고 넓은 접촉에 얼마나 번거로움을 주는지를 역설적으로 드러내주는 것은 덤이다"라고 평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