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채솟값 높은 수준 유지…물가 상승 3%대

한은 금통위 “2.3%까지 내려가야 인하 검토”

한은 이창용 “기후변화, 근본적 고민 필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준금리가 10연속 연 3.5%로 동결됐다. 과일·채솟값 고공행진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올라서면서 금리를 낮추지 못한 것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금통위원 전원 일치 의견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 말부터 이날까지 1년 2개월 넘게 연 3.5%를 유지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여전히 높은 점이 이날 기준금리 동결의 주된 요인이 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원 대부분이 근원물가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 기조를 지속해야 할 필요성을 이야기했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말까지 2.3%정도까지 갈 것 같으면 하반기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그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면 하반기에도 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는 과일·채소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 등 때문에 3%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경인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경기도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 인천시는 3.6% 상승했다. 농·축·수산물 물가가 경기도는 10.5%, 인천시는 14.6% 증가한 점이 소비자물가를 올리는데 기여했다.

4·10 총선에서 야권이 압승한 것도 물가 폭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총선의 최대 화두 중 하나였던 대파 가격은 한달 전보다 다소 오름세가 진정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12일 대파 1㎏ 평균 가격은 2천398원으로 한달 전(3천828원)보다 1천430원 낮아졌다.

한편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의 주 원인인 농산물 가격과 관련해 “금리로 잡을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 총재는 “기후변화로 작황이 변했는데 재배 면적을 늘리고 재정을 투입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농산물 등의 물가 수준이 높은 것은 통화 재정 정책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기후변화 등 때문에 생기는 구조적 변화에서 우리 국민의 합의점이 어딘지 등을 생각해봐야 하는 시점”이라는 견해를 밝혔다.